2학기 수행평가 사라지나…“지필평가 쏠려 사교육 유발”

교육
2학기 수행평가 사라지나…“지필평가 쏠려 사교육 유발”
원격·등교수업 병행 정착에 초점…“평가부담 완화”
과제형 수행평가 허용 논란도“교사가 방법 모색”
“학교 결정할 사항 많아져…방역·행정부담 줄여야”
  • 입력 : 2020. 08.06(목) 19:21
  • 김부삼 기자
▲마지막 4차 순환등교가 시작된 지난 6월8일 오전, 충북 청주 경덕중학교 한 교사가 하복을 입고 첫 등교한 1학년 학생들에게 안내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충북에서는 초 5·6, 중1, 약 4만 2000여 명이 첫 등교에 나섰다.
교육부가 올해 2학기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중 하나만 봐도 되고 온라인 수행평가 과목도 늘리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2학기에 수행평가가 대폭 줄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필평가에 몰릴 경우 공교육이 흔들리고 사교육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6일 발표한 '2020학년도 2학기 학사운영 세부 지원방안'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1·2단계에서는 수행평가와 지필고사 중 하나만 선택해 실시할 수 있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중학교 1·2학년까지 평가를 시행하지 않아도 되고 중3과 고등학교는 지필평가를 그대로 치른다.
1학기에는 예·체능 과목으로 제한됐던 온라인 수행평가도 2학기에는 더 늘어났다. 입시와 관련 있는 과목을 제외하면 모두 동영상으로 수행평가를 제출할 수 있다.
교원단체들은 일단 학교현장의 평가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조성철 대변인은 "1학기 대면수업이 짧아 교사들이 단기간 여러 번 수행평가와 지필평가를 몰아서 실시하다보니 부담이 크고 학생들도 괴로워했다"며 "1학기에 너무 학습에 허덕였기 때문에 2학기에는 학생들의 교우관계나 사회성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심리·정서방역에 힘쓸 여유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정현진 대변인도 "거리두기 단계별로 평가지침을 나눈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현재 1·2단계인데 1·2단계와 3단계로 나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1·2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문제는 대다수 학교가 수행평가보다는 지필평가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 학기 두 차례 있는 지필평가의 중요성이 올라가면 성적 위주의 줄세우기 교육에 쏠릴 우려도 높아진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신소영 선임연구원은 "현장에서는 수행평가가 점수 시비도 많고 교사 출제과정과 채점까지 너무 많은 부담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지필 100%로 갈 우려가 있다"며 "지필평가의 비교육적 부분이 분명 있고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과정중심평가를 강조하는 흐름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신 선임연구원은 특히 2학기에 온라인 수행평가가 확대돼 사실상 과제형 수행평가를 허용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교육부는 중학교와 고등학생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입시와 관련 깊은 핵심과목은 온라인 수행평가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으나 다른 과목은 동영상으로 수행평가를 제출할 수 있게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과제형 수행평가를 금지하는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일부개정령안을 행정예고한 바 있다. 과제형 수행평가가 소위 '부모숙제'로 불릴 만큼 부모가 개입할 여지가 있고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원격수업 비중이 높아지자 다시 일부 허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학생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외부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횟수나 내용 등 학교가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각 학교와 교사가 2학기에 구체적인 수업과 평가방식을 결정하게 된 만큼 교사들이 수업과 학생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역 등 여타 행정부담을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현진 전교조 대변인은 "자체 현장설문 결과 70%가 행정업무가 경감되지 않았다고 체감한다"며 "과밀학급 대책이 빠졌고 수도권 등교인원이 늘어나며 학교와 교사의 방역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과감하게 업무를 줄이고 불필요한 사업도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