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비효율” vs “큰틀 유지” 거리두기 손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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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비효율” vs “큰틀 유지” 거리두기 손보나
생활방역위원회 내부 의견 제각각…“정부 방역 유연성 중요” 한목소리
  • 입력 : 2020. 09.16(수) 07:16
  • 김부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된 1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확산 후 당초 기준에 없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2주간 시행한 이후 거리두기 단계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단계가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대부분 권고 수준인 반면 바로 다음 단계인 2단계는 예전 3~4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의 강제 조치를 동반해 방역 수위가 급격히 높아진다.
전체적으로 거리두기가 3단계로 구성돼 있어 방역당국이 상황에 따라 대처할 운신의 폭이 좁다는 지적도 나온다. 2단계로 상향하면 남은 선택지가 급격한 유행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사실상 봉쇄에 해당하는 3단계만 남는다. 8월 중순 유행 이후 2.5단계가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생활방역위원회 내에선 이런 문제들이 지적됐고, 정부는 이 같은 의견들을 받아들여 거리두기 단계 개편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생활방역 위원들의 의견은 다 제각각이어서 실제 개편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칙 준수하며 운영 1단계→실내 50명 이상 대면 금지 2단계
1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는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최근 2주간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규모를 기준으로 50명 이내일 경우 1단계, 50~100명일 때 2단계, 100명 이상일 때 3단계다. 여기에 감염 경로 미파악 사례 비율, 집단발생 건수, 방역망 내 관리 비율 등을 고려하고 최고 단계인 3단계 격상 땐 사회적 비용 등을 고려해 국민 의견까지 수렴토록 했다.
1단계에서는 고위험시설의 경우 마스크 착용과 출입명부작성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일반음식점이나 카페, 종교시설 같은 중위험시설은 강제적으로 적용되는 수칙이 없다.
2단계에서는 고위험시설의 운영이 금지된다.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의 모임도 할 수 없다.
3단계에서는 고위험시설 뿐만 아니라 중위험시설의 운영도 금지된다. 실내외 구분없이 10인 이상의 모든 모임은 불가하다. 일반 음식점 등은 영업시간 등을 제한할 수 있다.
8월30일 적용됐던 방역 수칙은 2단계를 토대로 3단계 조치 사항을 일부 반영해 '2.5단계'라고 불렸다. 고위험시설과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면서 종교시설 예배를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일반음식점,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제한했다.
신규 확진자가 최대 400명에 이르는 등 기준을 충족한 8월에도 정부는 경제적 타격이 큰 3단계 격상 대신 2.5단계라는 인위적인 대안을 내놨다. 현재의 단계 구분이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단계 집착 필요 없어…경험·근거 토대로 조정"
정부와 의료계, 경제계와 사회계 등 각계 각층의 전문가로 구성된 생활방역위원회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처음 겪으면서 3단계라는 규칙을 만들어 대응을 해봤다. 3단계라고 하는 게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건 당연히 아니다"라며 "그동안 방역을 하면서 어떤 대책은 작동하고, 어떤 건 작동 안하고, 어떤 대책은 경제적 대가가 너무 크더라 등 학습을 한 것들이 있다. 배워서 알게 된 것들 맞춰서 진화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식을 알게 됐다면 예전처럼 진행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더 많은 대가를 강요하면서까지 3단계를 집착할 이유는 없다.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해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방역 수칙 등이 권고사항인 1단계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단계를 가급적 낮게 유지하되, 그 단계에서 지키기로 한 규칙들을 잘 지키도록 하는 것이 더 피해가 적겠다"고 말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일인데 몇 단계로 나눈다고 완벽한 게 어딨나"라며 "너무 얽매이지 말고 그동안 경험을 통해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경제적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고 방역 효과는 큰 방향을 위주로 방역 조치를 전면적으로 리뷰(검토)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단계 변경시 혼란 우려…유연하게 운영"
반면 거리두기 단계 자체를 바꾸기보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방역당국이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서울대 교수)은 "이미 국민들이 3단계를 다 알고 있고 어느 정도 정착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미 많이 알려져있기 때문에 3단계의 시스템을 바꾸지는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윤철 서울대의대 교수도 "국민 입장에서는 한 번 정한 기준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굉장히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들게 된다"며 "큰 틀은 유지하면서 국민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2단계를 하면서도 노래방이나 야간주점을 조정해왔다. 기준은 바꾸지 말고 지금처럼 가변성을 갖고 운영을 하는 게 적절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단계 수에는 이견이 있었지만 정부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유 원장은 "단계에 얽매이지 말고 정부가 유연하게 조정을 해나간다는 원칙 하에 단계 논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원장도 "방역을 하다보면 정확하게 2.5단계다 이것도 적용할 수는 없다. 결국 적절하게 조절을 해 나가면 된다"고 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