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정쟁보다 정책’ 국감 활약 초선들…류호정·이탄희·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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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정쟁보다 정책’ 국감 활약 초선들…류호정·이탄희·박수영
‘기자증으로 국회 출입’ 삼성 사과 받아낸 류호정
텔레그램 N번방 가담 교사 밝힌 법관 출신 이탄희
선관위 업무추진비 방만 운용 처음 드러낸 박수영
  • 입력 : 2020. 10.17(토) 19:14
  • 유한태 기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성윤모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 7일 시작된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아 다음주부터 2라운드에 돌입한다.
이번 국감은 서해상 공무원 피살사건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논란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여야 간 연이은 날 선 대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쟁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맹탕 국감'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런 정쟁 와중에도 빛나는 정책 질의로 '한 방'을 보여준 새내기 의원들도 있었다. 지난 5월30일 임기를 시작해 반년도 지나지 않은 초선임에도 실력을 어느 정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 저격수'로 떠오른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텔레그램 n번방' 가담 교사를 밝혀낸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업무추진비 방만 사용을 지적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등이 꼽힌다.

◆삼성의 사과 받아낸 류호정…"증인 채택 진상 규명을"
20대 나이의 비례대표인 류호정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일약 '삼성 저격수'로 자리매김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는 게임회사에서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다 권고사직 당한 후 정치의 길로 들어섰다. 지난 4·15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해 21대 국회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됐다.
개원 후 산업 및 기업 전반을 다루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입성해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 간부가 기자출입증으로 국회를 출입한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삼성 측은 "명백히 잘못한 일"이라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류 의원은 이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액정에 기포 없이 보호필름을 붙이는 중소기업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때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민 삼성전자 상무를 향해 "말장난하지 말라"고 호통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이 신청한 삼성전자 부사장의 증인 채택이 국감 시작 직전 철회됐다고 지적하며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출입증으로 국회를 출입한 삼성전자 대관이 여야에 모종의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다.
정의당은 이를 '삼성의 국회농단'으로 규정하고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삼성전자 측 책임자를 국감장에 세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류 의원의 '삼성 저격'은 국감 내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텔레그램 N번방' 가담 교사 밝힌 이탄희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대법원의 '법관 블랙리스트'를 폭로했던 판사 출신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의외의 이슈로 선방했다.
이 의원은 원래 환경노동위원회에 배정됐으나, 윤미향 의원의 교육위원회 배정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자리를 맞바꿨다. '법관 출신 교육위원'이 된 것이다.
그는 15일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교사 4명이 '텔레그램 N번방'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정교사 3명은 직위해제됐으며 기간제 교사 1명은 수사 개시 전 스스로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질의로 정치권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성범죄 문제가 재부상하며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퇴직한 기간제 교사의 경우 다른 학교에 재임용될 수 있어 법적 보완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 의원은 2014년 교육부가 성범죄 교사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지만 성범죄 가해 교사에 대한 징계는 가벼운 수준에 그친다며 전방위적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선관위의 업무추진비 방만 사용 최초 지적한 박수영
행정고시에 합격해 30여년 간 공직생활을 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뼈공무원' 출신다운 질의를 선보였다.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선관위 출범 이후 최초로 업무추진비 세부내역을 제출받아 방만 운영 실태를 밝혀낸 것이다.
박 의원은 선관위 간부 및 직원들이 원칙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주말과 공휴일, 심야시간에 업무추진비를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또 50만원 이상 사용하는 경우에 대상자의 소속 및 성명을 기재하는 지침을 지키지 않은 사례도 다수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선관위가 업무추진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한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할 세부지침과 개혁방안을 마련하여 방만한 운용을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세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지적 사항들을 즉시 시정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행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국정감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다.

유한태 기자 kbs61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