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판매 은행 제재심, 우리·하나 DLF소송이 기준 될 듯

경제
라임 판매 은행 제재심, 우리·하나 DLF소송이 기준 될 듯
이르면 내달 제재심 본격화…결론은 무리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판단 관건
우리·하나 등 DLF 소송이 기준 제시할 듯
투자자 피해 구제 노력 등 감경 요소 반영
  • 입력 : 2020. 11.21(토) 08:01
  • 김부삼 기자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의 중징계를 결정한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에 대한 제재 수위를 어떻게 정할지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내부통제 소홀로 중징계가 이어지자 이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법조계에서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법원 판결이 내부통제 의무를 어떻게 해석할지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라임 판매 은행들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하기 위한 사전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검사의견서에 대한 소명자료를 받는 단계로 징계 수위가 담긴 사전통지서는 아직 통보되기 전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서울국제금융컨퍼런스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은행 제재심 시작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그래도 12월 중에는 가능하면 시작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서 증권사 제재심이 3차례 열린 점을 고려하면 연내 제재심 결과가 나오기는 무리다. 이르면 다음달 중에 시작해 내년 초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현직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문책경고 등 중징계를 받고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내부 통제를 위한 조치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책임 등이 주된 이유다. 이에 대해 증권사 CEO 30여명은 지난 1차 제재심에 앞서 '내부통제 미비를 사유로 CEO에 책임을 묻는 건 지나치다'는 탄원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법조계에서는 DLF 사태로 문책경고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이 각각 진행 중인 행정 소송 판결이 향후 유사 사례를 해석하는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으로 CEO가 중징계를 받은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은행들은 내부통제 기준을 두고 있는데, 금감원이 보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징계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재판 진행은 연임을 앞두고 서둘러 소송을 낸 손 회장 사건이 가장 빠르다. 손 회장 측은 지난 9월18일 처음 열린 1차 변론기일에서 다음 기일 변론을 종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복잡하게 다투지 않고 1심 판결을 받겠다는 것이다. 2차 변론기일은 다음달 11일 예정돼 있다. 손 회장 측 주장대로 이날 변론을 마무리하면 내년 1~2월 1심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집행정지 결정문에서 '금감원에 문책경고 권한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은행에 유리한 판결이 나온다면 금감원 입지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제재심 위원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이 정한 내부통제 의무가 명확하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DLF 소송은 금융회사가 이를 위한 노력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정하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피해 구제를 위한 소비자 보호 노력이 감경 요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윤 원장은 그동안 분쟁조정에 앞서 적극적인 자율구제를 강조해왔고, 은행들은 잇따라 선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가장 먼저 분쟁조정 결론이 나온 라임 무역금융펀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건 역시 사상 처음 전액 반환 결정을 받아들였다.
한편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판매된 금액이 가장 많다. 우리은행 3577억원, 신한은행 2769억원, 하나은행 871억원, 부산은행 527억원, 경남은행 276억원, 농협은행 89억원 순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기가 다음달 만료되는데, 거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더라도 부담 요소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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