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출국금지’ 커지는 위법 논란…무슨 일 있었길래

사회
‘김학의 출국금지’ 커지는 위법 논란…무슨 일 있었길래
김학의 출국금지 요청공문 위법 논란
무혐의 사건번호·없던 내사번호 기재
법무부는 적법 주장…“불가피” 해명도
법조인들 즉각 반박 “그런 관행 없다”
  • 입력 : 2021. 01.13(수) 23:07
  • 김부삼 기자
▲별장 성접대 의혹 관련 수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10월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별정 성접대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앞두고 태국으로 가려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조치를 두고 위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는 당시 출국금지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해석을 내놓았지만, 법조계에서는 위법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고개를 든다. 관련 사건을 들여다보던 검찰은 수사팀을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김 전 차관 출국금지가 위법하게 이뤄졌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전날 적법한 과정을 통해 진행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9년 3월23일 새벽 0시20분 태국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하려 했으나, 법무부 출입국본부의 제지로 무산됐다. 출국금지 조치는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 소속 검사의 긴급출국금지 요청을 통해 이뤄졌는데, 당시 요청 공문을 두고 뒤늦게 위법 의혹이 제기됐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긴급출국금지 요청은 해당 수사기관의 장이 사유 등을 적어서 진행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당시 긴급출국금지 요청서에는 소속 지검장의 관인이 없었고, 2013년 무혐의 처분이 나온 김 전 차관 사건 번호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관련법에 따라 법무부에 사후 제출된 긴급출국금지 승인요청서에 적힌 내사번호도 문제가 됐다. 당시 해당 번호의 내사사건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법무부는 "긴급 출국금지 및 사후 승인을 요청한 조사단 소속 검사는 서울동부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을 받은 '수사기관'에 해당하므로, 내사 및 내사번호 부여, 긴급출국금지 요청 권한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법무부는 "중대한 혐의를 받고 있던 전직 고위공무원이 심야에 국외 도피를 목전에 둔 급박하고도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법무부의 해명에도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직 법조인들이 법무부 논리를 반박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법무부 해명은 "근거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김 변호사는 "사건번호 부여는 검사가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다"며 "내사 사건은 수제번호를, 수사사건은 형제번호를 부여하는데 모두 주임검사가 상사에게 결재를 올려 완료되면 담당 직원이 부여한다"고 주장했다.
정유미 인천지검 부천지청 인권감독관도 "검사들이 급하게 구속영장 청구할 때 임시번호를 붙였다가 나중에 제대로 사건번호를 붙이는 게 관행인가"라며 "적어도 내가 검찰에 몸담고 있던 20년간은, 검찰에는 그런 관행 같은 것은 있지도 않다. 그런 짓을 했다가 적발되면 검사 생명이 끝장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말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위법 절차 논란에 시달렸다. 당시 법무부는 적법절차를 지켰다고 주장했으나, 법원마저 일부 위법성을 인정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재차 위법 논란이 불거지자 법무부를 향한 불신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대검 역시 사안이 중대하다 판단해 관련 사건의 수사팀을 교체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법무부가 김 전 차관의 출입국기록 등 개인정보를 100회 이상 불법 조회했다며 수사의뢰했다. 대검은 당초 해당 사건을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배당했다가, 이날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로 재배당했다.
또 수사팀이 대검 형사부가 아닌 반부패·강력부의 지휘를 받도록 했는데, 당시 출국금지 전후 상황에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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