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손실을 보상해주기 위한 보상 작업에 착수했다. 물론 손실보상 법제화를 위해선 풀어야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어떤 기준에 따라 누구에게 얼마를 언제까지 지원할 것인가, 피해규모를 파악하기까지 힘든 영세 사업자들은 어떤 식으로 보상해줄 것인가도 싶다.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도 힘든 영세자영업자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보상해줄 것인가, 나라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재원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등 첩첩산중이다. 특히 재원문제를 놓고 다양한 제안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의 예비비로는 수십조 원이 될 것으로 보이는 손실 보상 재원을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체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랏빚을 생각하면 이를 무한정으로 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에선 정부가 국체를 발행하면 한국은행이 인수하도록 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국민의힘은 올해 정부 예산의 일부{한국형 뉴딜 예산)를 용도 변경해서 쓰자는 입장이다. 본예산 중 20%의 지출 항목을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으로 신속히 바꿔 100조원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던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통령이 결단하면 재정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제안에 관에서는 지금 상황이 긴급재정경제명령 발동 요건에 해당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다만 무조건 빚을 내서 충당하는 게 능사가 아니니 예산의 일부 재조정도 고려해봄 직하다.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용한 방법을 모두 따져 가장 적절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오늘에 민주당 정부가 지난 4년간 국가 부체가 220조원 불어나면서 올 한해 정부가 국체 이자로 지불해야 할 돈이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부산시(13조원)와 대구시(9조원)의 1년 예산을 합친 금액을 순전히 이자로 날리는 셈이다.
시중 금리가 사상 최저인데도 이 정도니, 앞으로 금리 상승세가 되면 이자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 가늠조차 어렵다, 이자를 갚기 위해 빚을 계속 내냐 하는 ‘부채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 정부의 세금 씀씀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방만하기 짝이 없었다. 온갖 명목으로 현금 복지 항목을 만들어 세금을 뿌리고, 금방 없어질 가짜 일자리를 만든다며 매년 수조 원을 퍼부었다. 예비비 타당성조사까지 면제해가며 경제성 없는 지역 민원사업에 수십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코로나 대응 예산도 14조원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처럼 비용 대비 효과가 적은 포풀리즘 지출이 적지 않았다.
그 결과 과거 연간 20조원 대였던 적자 국채 발행액이 작년 102조원으로 폭증했고, 올해도 아직 추경편성이 없는데도 이미 94조원의 국채 발행이 예정돼있다. 내년 중 국가 부체가 1000조원을 돌파하고 GDP대비 부채 비율도 국제 신용평가사가 신용도 강등 위험 선으로 지목한 40%대 중반으로 치솟게 된다.
민주당은 국가 부채 비율이 선진국보다 낮다는 점을 들며 더 써도 문제없다고 한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우리보다 20~30년 앞서 고령 사회에 진입할 당시 부채 비율은 지금의 우리보다 낮았다. 반면 우리는 지금부터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용이 급증하게 된다. 우리가 더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그럼으로 자영업 손실보상 법제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힘으로만 밀어붙이면 얻는 것은 부상일 뿐이다. 힘은 유연함 속에 숨어 있다. 한 나라를 경륜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 출범 당시 모든 것이 생생이 기억이 난다. 촛불로 출범한 정부는 운도 많다고도 했다. 모든 것이 장밋빛이었다. 경제성장률은 호조를 보였고 재정도 튼튼했다. 부동산도 걱정할 수준도 아니었다. 오히려 미래를 위한 새로운 활력을 찾는 것이 주요 관심이었다. 민주정부에다가 경제도 좋으니 더할 나위가 없었다.
지금은 촛불 정부 출범 4년이 지나고 있다. 고통 받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했다. 고소득층에 재화가 쌓이면 흘러내려 저소득층에게 온기를 전한다는 ‘낙수효과’는 신화에 불과하다며 쓰레기통에 버렸다. 대신 저소득층에게 소득이 직접 들어가게 하겠다고 했다. 이것이 소비, 생산과 투자로 이어지도록 해 선순환의 물레방아를 돌리겠다고 했다.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을 말한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요즘 소상공인, 영세 상인들을 지원하겠다는 대책들이 봇물을 이룬다. 많게는 월 24조원씩을 투입하겠다거나, 기업의 ‘자발적 기부‘ 받고, 임대인들에게도 고통분담을 요구하겠다는 것들이다. 24조원이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비(22조원)보다 많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돈 풀기 경쟁은 통제 불능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세금을 아끼자는 제안은 없고 서로 많이 쓰려고 안달들이다. 돈을 주면 국민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대중은 그 돈이 빚인지 아닌지, 나중에 어떤 대가를 치를지 생각하지 않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집단 자살 사회에서 대책 없는 재정 건전성” “외국 빚에 의존하지 않는 나랏빚은 곧 민간의 자산”이라는 주장까지 하며 포퓰리즘 경쟁에 앞장서고 있다.
나랏빚은 아무리 늘려도 괜찮다는 해괴한 논리다. 그래도 여야 정부 정치꾼들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직전인 올 4월 초 보상을 추진하겠다며 “추경을 편성 하겠다”고 한다. 558조원으로 사상 최대인 올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두 달도 안 됐는데 벌써 빚을 내자고 한다, 이제 한국 선거는 나랏빚으로 돈을 뿌려 표를 사는 전형적 선거로 가고 있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