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교회 총격, 중국계의 ‘대만계 혐오’ 범죄”

국제
“캘리포니아 교회 총격, 중국계의 ‘대만계 혐오’ 범죄”
대만인들 장로교회 타깃..존 청(52)박사 피살, 5명 총상
용의자는 라스베이거스의 중국 이민 데이비드 추(68)
“교회 문 봉쇄하고 안에서 무차별 총격”
  • 입력 : 2022. 05.17(화) 09:46
  • 김부삼 기자
▲캘리포니아 교회 총격사건으로 사망한 희생자 존 청 박사(52)의 영정을 5월 16일 오렌지 카운티의 경찰관이 교회 안에 봉안하고 있다.
[김부삼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도시 라구나 우즈에서 발생한 교회 총격사건은 대만인들에 대한 중국계 이민의 증오범죄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현지 경찰이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AP통신과 CNN등 국내 매체들에 따르면 사건이 난 어바인 대만 장로교회는 15일 예배 후 교인들이 점심식사를 하던 중에 무차별 총격으로 의사인 존 청(52)박사가 숨졌고 다른 5명이 총상을 입었다.
오렌지 카운티의 돈 반즈 경찰서장은 중국계 이민으로 미국 시민권을 가진 총격범의 동기가 대만인 커뮤니티에 대한 증오심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면서 무력으로 대만을 점거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용의자 데이비드 추(68)는 라스베이거스 주민으로 살인1건 살인미수 5건 등의 혐의로 체포되었고 100만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되었다. 17일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며 연방 증오범죄 수사도 함께 진행된다.
추의 가족은 1948년 중국에서 강제로 추방되어 대만에 정착한 가문으로, 추의 대만섬에 대한 혐오가 경찰이 압수한 자필 노트와 자료 등에 남아있다고 오렌지 카운티의 토드 스피처 검사는 밝혔다. 아마도 대만에 살 때 좋지 않은 기억들이 많았고 그 이후에 그곳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따금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는 라구나 우즈의 교회까지 운전을 하고 왔다. 교회의 모든 출입문을 쇠사슬로 묶고 초강력접착제와 못으로 봉인한 뒤에 사격을 가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교회 안에는 화염병 형태의 사제 폭탄들도 곳곳에 놓았다.
경찰은 사망한 스포츠의학 전문의 청 박사가 용감하게 용의자에게 덤벼서 총을 빼앗으려다 살해되었고 다른 사람들이 합세할 시간을 벌어서 최대 수십 명의 목숨을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회의 전 목사가 총격범의 머리를 의자로 내리 친 뒤에 신도들이 전깃줄로 용의자를 묶었지만 청 박사는 총탄에 맞아 숨졌다.
스피처 검사는 용의자가 대만과 대만 사람들에 대한 "절대적인 편견"을 갖고 있었다며, 교회 안에서 그런 악행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용의자 추는 라스베이거스의 아파트 건물 소유주로 명랑하고 활달한 사람이었지만 몇 년전 폭행을 당해 거의 죽을 뻔 한 뒤로 사람이 변했다고 이웃 주민 밸모어 오레야나가 AP통신에게 말했다.
그는 세입자와 시비 끝에 머리와 몸을 맞아서 심한 부상을 입은 뒤로 건물을 팔았다. 하지만 지난 해 여름엔 자기 아파트 안에서 권총을 발사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했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그는 주거지에서 퇴출당했다.
오레야나는 최근 몇달 동안 추의 정신상태가 점점 이상해졌고 노후 생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어서 노숙자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며 정부에 화를 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예배후 교회에서 점심식사 시간인 1시 30분께 벌어진 총격사건으로 많은 신도들이 충격에 빠졌고 모두 정신없이 기어나와서 도망쳤다. 총상을 입은 5명 가운데 4명은 중태이다.
교회 안에는 약 40여명이 남아서 이 교회에서 20년간 봉직했던 인기 높은 전 목사 빌리 창을 기다리고 있었다. 창 목사는 2년 전에 대만으로 귀국한 뒤 처음으로 미국에 온 것이라고 교인들은 말했다.
점심을 끝낸 신도들이 창 목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을 때 총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용의자가 재장전을 위해 잠시 총격을 멈춘 순간 창 목사가 그의 머리를 때렸고 교인들이 합세해서 그를 붙잡았다고 경찰은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라구나 우즈 시는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에서 남서쪽으로 81km 지점에 있는 인구 1만8000여명의 소도시로 65세 이상 인구가 85%를 차지하고있다. 노인 주택지로 개발되었다가 커지면서 도시가 되었다.
이 곳 주민들은 1960년대부터 시내의 넓은 지역에 건설된 노인 전용 주택단지 라구나 우즈 빌리지 구역에 주로 살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 사무실은 트위터를 통해 " 누구도 예배장소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어서는 안된다. 희생자와 지역주민들에게 이 비극적 사건에 대해 위로를 드린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교회 부근은 가톨릭 성당, 루터교와 감리교 교회들, 유대교 성전 등 갖가지 종교 예배시설들이 모여 있는 지역이다.
이 곳의 총기 사건은 하루 전 뉴욕주 버펄로 시의 한 수퍼 마켓에서 18세 청소년이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해 10명을 사살한지 하루 만에 일어났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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