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볼턴 누른 알렉사, K팝 新 세상에 이로운 '세리(世利)'

문화
마이클 볼턴 누른 알렉사, K팝 新 세상에 이로운 '세리(世利)'
미국 국적의 K팝 가수, NBC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
김준홍 지비레이블 대표 "새로운 K팝의 시작을 알리는 무대"
  • 입력 : 2022. 05.19(목) 19:32
  • 김부삼 기자
[김부삼 기자] 150㎝의 K팝 아이돌 최단신. K팝계 '작은 거인'은 미국 국적의 K팝 가수 알렉사(26·AleXa·김세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수식이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주인공 마이클 볼턴(69)·'그래미 어워즈'에 빛나는 메이시 그레이(55) 등 내로라하는 미국 팝스타들을 제치고 현지 NBC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American Song Contest·ASC)'에서 우승했다.
유럽 각 나라의 대항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미국판인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에선 미국의 50개 주와 워싱턴 DC, 5개 해외 영토를 대표하는 56명의 아티스트가 경력 상관 없이 날 것으로 맞붙었다.
알렉사의 모국어는 영어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 출생이다.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와 러시아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법의학자를 꿈 꾸던 알렉사의 인생을 바꾼 건 슈퍼주니어·샤이니 등 K팝이었다. 지난 2017년 미국 K팝 사이트 '숨피(soompi)',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연 오디션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며 한국 땅을 밟았다. 2018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 출연했고, 이후 연습생 생활을 거쳐 이듬해 '밤(Bomb)'으로 데뷔했다. 이후 차곡차곡 실력과 인지도를 쌓아왔다.
이번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에서 자신의 고향인 오클라호마 주(州)의 대표로 나서 1위를 차지했다. 56명의 참가자 중 유일한 K팝 가수로 주목 받았고, K팝 가수 처음으로 미국 대규모 경연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됐다. 경연곡 '원더랜드(Wonderland)'의 제목처럼, 알렉사는 현지를 '놀라운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알렉사의 한국 이름은 김세리. 세리의 한자가 어떻게 되냐고 묻자, 처음부터 그냥 세리라 불렸다고 했다. 올초 뉴시스와 만난 자리에서 세상을 이롭게한다는 의미로 세상 세(世), 이로울 리(利)를 쓰면 어떠냐고 제안하자 웃으며 고개를 힘껏 끄덕였던 그녀가 K팝 세상을 이롭게 했다.
알렉사는 1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 우승 간담회에서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난다"고 놀라워했다.
이날 오전 4시에 한국에 도착했다는 그녀는 "비행기에서 잠을 한 숨도 못 잤다"면서 얼굴에 피곤함보다 설렘이 가득했다. "긴장된다. 파전이 너무 먹고 싶다"고 웃었다. "(소속사 지비레이블 김준홍) 대표님과 함께 해서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이날 알렉사와 함께 자리한 김준홍 지비레이블 대표는 "아직까지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알렉사가 너무 잘해줬다. K팝 위상을 미국 시장에 알려서 기쁘다"며 그녀를 자랑스러워했다.

◆다음은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문답.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에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건가요?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K팝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었죠."(알렉사)
"유럽 전역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처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이 프로그램에 꼭 나가고 싶었습니다. 지역 예선을 거쳐서 오클라호마 주 대표로 최종 합격이 됐고, 많은 트레이닝을 거쳤죠."(김준홍 지비레이블 대표)

-우승 소감은요.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나요. 여기 도착해서 배너를 보니 꿈 같아요. 현실인지 가상인지 모르겠어요."

-김준홍 대표님은 알렉사가 우승하는 순간에 누구보다 좋아했는데요.
"실력이 쟁쟁한 미국 최고 아티스트 선배님들이 계셨죠. K팝 음악이 생소한 심사위원의 마음을 잡는 게 가장 큰 숙제였어요. 심사위원 점수에서 5등을 차지했어요. 이 판을 뒤집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의 투표가 필요했죠. 700점이라는 고득점을 획득해 우승을 했습니다. 그 순간을 회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요. 감격적이었어요. 새로운 K팝의 시작을 알리는 무대였죠. 저에게도 지비레이블 스태프들에게도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한국에서 '원더랜드' 활동을 준비 중이에요. 다양한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아 많은 기대를 해수세요. 해외 활동 계획도 준비 중입니다. 팬분들을 직접 만나고 싶어요."(알렉사)
"경연 우승곡 '원더랜드'는 미국에서 프로모션 시작을 했어요. 우리나라와 프로모션 방식이 달라요. 라디오 매체나 광고에서 많이 플레이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라디오 플레이리스트 순위에서 6위예요. 미국 프로모션뿐만 아니라 남미 팬미팅 등이 많이 잡혀있어요. 한국에선 예능 프로그램 등 친화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김준홍 대표)

-시청자 득표가 최다였는데 미국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K팝은 무대 세트, 헤어, 메이크업이 남다른 게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참가자들 중 제가 유일한 케이팝 아티스트였어요. 저만이 보여드릴 수 있는 K팝의 강렬한 퍼포먼스가 있었죠."(알렉사)

-함께 참가한 유명 가수에게 받은 평가나 칭찬 중 기억 남는 것이 있나요? 예전에 (현지에서 인종) 차별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K팝에서 위로가 된 노래가 있다면요.
"MC를 맡은 켈리 클락슨을 실제로 봤을 때 실감이 안 났어요. 어렸을 때부터 켈리 클락슨을 존경했습니다. 스눕독 선배님은 직접 눈으로 봤을 때 너무 멋있었어요. 키가 진짜 큽니다. 190㎝가 넘는 거 같아요. 마이클 볼턴 선배님 음악을 많이 들었고 팬이에요. 같은 장소에서 같은 무대에 설 수 있게 돼서 영광이었습니다. 좋은 말씀 진짜 많이 해주셨어요. '무대 멋있다'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죠. 그 순간을 잊지 못하겠어요. 제가 털사에서 자랐는데 아시안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가끔씩 인종차별이 있었지만 너무 심하진 않았습니다. 2008년에 제일 친한 친구랑 학교에서 팝 컬처 프로젝트를 했어요. 슈퍼주니어 헨리에 대한 것이었죠. 그땐 아예 K팝을 몰랐어요. 학교 끝나자마자 친구 집으로 가 뮤비와 영상을 통해 처음 접했죠. 제일 처음 접한 K팝은 슈퍼주니어에요."(알렉사)
"스눕독님께서 K팝 음악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심지어 경연이 끝난 다음에도 따로 얼굴을 보고 싶어했죠. 알렉사의 음악에 대해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무대를 즐겨라'는 말도 해줬죠. MC 켈리 클락슨은 '너같은 퍼포먼스를 본 적이 처음이야' 라며 격려를 해줬습니다."(김준홍 대표)

-아무래도 K팝이 마니아가 아닌 현지 미국 TV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생소할 수 있는데 그 점을 만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의상과 액세서리를 좋아해요. 노래 가사를 (외적인) 모습을 통해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 K팝이 세계적으로 새로운 장르인 거 같아요. 저희 무대를 통해 미국 대중에게 K팝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퍼포먼스를 통해 K팝을 알리고자 열심히 했어요."

-오디션 연습은 어땠나요? '2022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 2022·BBMA)'에 참석해서 다른 가수분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요.
"우리 댄스 팀이랑 안무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본방송 할 때는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대신 집중했죠. 파이널 무대는 원래 실전을 너무 좋아해서 무섭다기보다 설렜습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꿈 같았어요. 왜냐하면 협업하고 싶은 도자캣을 만나 얘기를 나눌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제 귀에 피어싱이 많은데 도자캣이 피어싱이 멋있다며 따라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원더랜드'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1차 무대에서는 몸으로 빠지는 느낌을 줬어요. 2차 무대에서는 내면의 모습, 3차 무대에서는 여왕 알렉사를 표현하고 싶었죠. 미국 팀과 저희 팀이 머리를 붙들고 스토리를 짰어요."

-K팝 가수 중 좋아하는 아티스트는요? 해외 팝스타 중 협업하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요.
"한국 가수들 중에서 롤모델은 현아 선배님이에요. '포미닛'으로 활동할 때부터 굉장히 팬이었습니다. 현아 선배님의 '체인지'는 제가 첫 번째로 배운 안무였습니다. 너무 멋지고 너무 예뻐요.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작년에 실제 현아 선배님을 만났고 가끔 연락합니다. 샤이니 태민 선배님도 좋아해요. 지금도 응원하고 있고, 안무 역시 배우고 있어요. 무대 매너에서도 배울 게 많죠.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를 하셔서 그런 퍼포머가 되고 싶어요. 협업하고 싶은 해외 아티스트로는 애쉬니코요. BTS(방탄소년단) 선배님들과 '버터' 무대를 협업한 메건 더 스탤리언도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요."

-알렉사의 음악적 콘셉트는 무엇입니까? (알렉사는 K팝계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미국 국적으로 K팝 프로듀싱 시스템 안에서 활약 중이다. K팝 가수 중에서 처음으로 '메타버스(다중 우주) 속 인공지능(A.I)' 콘셉트로 2019년 데뷔했다. 작년 11월 K팝 가수 최초로 메타버스 팬미팅도 열었다.)
"사실 원래 직업은 뮤직비디오 프로덕션(김준홍 대표는 뮤직비디오 촬영감독으로, 유명 뮤직비디오 감독인 홍원기와 '뮤직비디오 명가' 자니 브로스를 설립했다.)이에요. 20년을 했죠. 제가 느낀 건 K팝이 세계에 진출하면서 음악적으로 많이 진화했다는 거예요. 기존 K팝은 한국 사람들이 즐기기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들어도 되는 거죠. K팝을 서양 사람들이 만들든 어떻든, 트렌드에 맞게 만들면 제일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니버설하게 만들고요. 알렉사만의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을 하려고 해요. 이제는 한국 사람들만이 아닌 외국 국적의 사람들도 (알렉사처럼) K팝 아티스트로 유명세를 떨칠 수 있는 계기가 왔다고 생각해요."(김준홍 대표)

-K팝 아티스트와 K팝의 정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힙합은 흑인 음악이죠. 하지만 한국에서 많이 하고 있잖아요. 음악의 본질을 알고 즐기는 게 K팝의 정의라고 생각해요. 그 아티스트가 잘 소화할 수 있으면 인정과 K팝의 범주 안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 아티스트와 K팝이 잘 섞여야 하죠."(김준홍 대표)
"음악은 언어가 중요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선 K팝이라고 안 부르고 가요라고 부르잖아요. 미국에선 K팝이라고 말하죠. 언어를 초월하는 게 음악이라고 생각해요."(알렉사)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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