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시의회와 지역정가에 따르면 이번 6·1지방선거에 따라 오는 7월1일 개회하는 34석의 9대 시의회는 국민의힘 17석, 더불어민주당 17석으로 동수를 이루면서 정확히 양분됐다.
이에 제8대 시의회처럼 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 자리를 한쪽 당이 물리적으로 독식하기는 어렵게 됐다.
사정이 이러자 양당은 전·후반기로 나뉘는 시의회 원구성에서 어느 당이 먼저 전반기 의장자리를 차지하느냐를 두고 물밑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측은 시의회에서 지난 4년간 숫자에 밀려 아무 힘도 못썼던 만큼 부활의 상징성도 있고 12년 민주당 독식을 끝낸 여당시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의장자리를 선점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시장을 견제하는 시의회의 역할이나 여·야간의 힘의 균형을 볼 때 정권초반인 전반기 때 여당시장에 야당시의장이 시민의 눈높이에서도 적합하다는 논리다.
이런 와중에 각 당 유력한 의장주자들은 물론 시의원 당선자들도 다양한 셈법으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국민의힘의 경우 다선을 무기로 한 시의장 후보로 4선의 김영식(64)당선인과 3선의 이영훈(64)당선인을 꼽고 있다.
김 당선인은 4선의 관록을 앞세우고 같은 당 시의원 당선인은 물론 민주당 쪽 당선인과도 만나는 등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변에서는 아직 분위기 파악이 안 되는데도 욕심이 앞서 너무 서두른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이 당선인은 여·야간의 합의에 의한 전·후반기 순서를 정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일부 초·재선 당선인들은 3·4선의 관록보다는 적합한 인물이 시의장이 돼야한다는 말들도 나돌아 ‘선’수가 아닌 파격적인 결과도 나올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실제 국민의힘은 17명의 당선인 중 3선 이상 2명, 재선3명인데 반해 초선이 압도적인 숫자인 12명으로 이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초선10명, 재선5명, 3선이상이 2명인 민주당에서는 3선의 조현숙(67)·김운남(53)당선인이 유력한 시의장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조 당선인은 김 당선인보다 연장자로 당장에는 의장 우선순위로 손꼽히면서 거론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조 당선인은 34명의 여·야 시의원 당선자 중에서도 가장 연장자로 만약 양당합의가 안되고 본회의 표결을 벌일 때 여·야 의석수인 17대17로 세 차례 동수가 나오면 자동으로 의장에 선출된다.
이 때문에 여·야는 당과 개인입장이 뒤섞인 채 유·불리를 다양하게 셈을 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당장 의장자리만 보면 민주당이나 조 당선인 입장에서는 여·야간 ‘강대 강’ 대결이 나쁘지만 않다. 표결 시 민주당 쪽의 이탈 표만 없으면 표대결로 의장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당 김 당선인 입장에서는 ‘강대 강’보다는 여당과 협상에 의한 선출이 안정적이고 유리하다. 여·야간 ‘강대 강’에서는 의장을 탐낼 수 없는 처지지만 협상에 의해 의장자리를 민주당이 가져올 수 있다면 의장을 두고 당내 경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강대 강’으로 첨예하게 대립한 것은 불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민주당 측으로부터 한 표라도 확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표대결에서 의장을 내줄 수도 있는 만큼 야당과 협상해 여당으로서의 유연함을 보여주고 실리를 챙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민의힘 일부 당선인들은 억지로 의장을 가져오려 애쓰는 것보다는 부의장과 상임위원회 5개중 3개를 가져오고 후반기 의장을 약속받는 것이 '실리'라는 의견이다.
8대 A시의원은 "양당 협상이 불발되고 17대17이라는 동수가 ‘강대 강’으로 대치하면 나중에는 감정까지 깊어져 걷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된다”며“‘강대 강’ 대치가 되면 의장은 물론 부의장이나 각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서도 난타전이 계속되고 이렇게 되면 오랫동안 협치는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시민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어쩌면 동수가 힘이 아닌 협의를 해야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의외로 의회를 더 잘 꾸려갈 수 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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