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허윤기자]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에 소재한 밀양박씨 규정공파의 재실인 ‘추원재’가 철거위기에 처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종중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2일 밀양박씨 규정공파 등에 따르면 ‘추원재’는 200여만 명의 밀양박씨 규정공파의 후손들이 선조들을 모시는 재실로 고려 말 전법판서 겸 상장군 박사경 묘소를 비롯해 두응촌 3개 묘역에 56위의 선조를 모시는 유서 깊은 사당이다.

1934년에 창건됐으나 1950년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전소된 뒤 1956년에 복원했고 현재의 재실은 1988년 본채인 ‘추원재’와 동재 양덕 당, 서재 신의 당, 솟을대문 등으로 확장됐다.

두응촌 3개 묘역은 낙촌공, 숙민공 등 조선 초기 정승 등을 지낸 56기 묘가 조성되어 있으며, 2묘역의 낙촌공 박충원 묘지는 고양시 향토유적 26호로 지방문화재에 등록돼 있다.

또 낙촌공 묘지에서 출토된 박충원 백자청화 묘지석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318호로 등록돼 문화적으로도 보존해야 할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밀양박씨 규정공파 후손 수천 명이 매년 음력 10월1일 시향에 참가해 87년째 참배하는 곳으로 향토사학적으로도 가치가 큰 곳이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하지만 ‘추원재’를 포함한 일대가 2007년 재정비사업(뉴타운)지구로 지정된 원당1구역재개발사업이 추진됐다.

이곳은 오는 2025년을 목표로 지하3층~지상35층 규모의 공동주택 17개동 2601세대의 아파트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지난해 8월 시로부터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은 원당1구역은 지난3월부터 거주자들의 이주가 진행 중으로 오는9월말까지 이주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원당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지난2월 밀양박씨 규정공파에도 보상협의금액을 통지한 상태로 철거를 앞두고 있는 상태가 됐다.

사정이 이러자 전국의 밀양박씨 후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21일 ‘추원재 철거 결사반대’를 외치며 보전대책을 촉구하는 1만7045명의 서명이 담긴 연명 부를 고양시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원당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측은 지난4월 한 지역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뒤늦은 박 씨 종중의 문제제기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합측은 “2010년 1월29일 시에서 결정고지를 했고 그에 따라 조합이 설립된 것으로 공람공고는 물론 공문을 박 씨 문중에 등기로 발송했지만 전혀 대응이 없다가 뒤늦게 재실 부분을 사업에서 제외시켜달라는 것은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밀양박씨 규정공파측은 사업추진 당시 향토유적 등 지방문화재가 포함된 곳으로 당연히 제외될 것으로 보고 담당했던 종중관계자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밀양박씨 규정공파 측 관계자는“지속적으로 공문을 통해 알렸다는 것은 조합 측의 주장으로 밀양박씨 규정공파 대표자의 사인 또는 직인, 날인을 받은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성훈 밀양박씨 규정공파 대종 회장은 “유구한 역사의 두응촌 묘역의 산실인 추원재를 지방문화재로 널리 알려 고양시의 자랑으로 여기지는 못할망정 주택재개발정비사업지에 포함시켜 철거하려는 고양시의 섣부른 처분 결정에

고양/허윤기자 hu1103@sudokwon.com 고양/허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