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사단 정문 앞 문제가 된 토지. 오른편 녹색부분이 A씨 토지고 왼편 적색부분이 기재부 토지로 A씨는 주차장 용지로 사용을 원하고 있다. 뒤편 건물은 A씨 소유.

[ 고양/허윤기자] 육군 9사단의 공원화사업 때문에 경기 고양시 거주 한 민간인이 수년 동안 공들여온 토지매입이 무산될 처지라면서 민원을 제기해 논란을 빚고 있다.

28일 육군9사단과 고양시민, 자산공사에 따르면 육군9사단은 정문 쪽과 바로 인접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의 한 토지를 두고 시민A씨와 갈등을 빚고 있다.

고양시 도심 한복판에 소재한 9사단은 육군으로부터 수억 원의 예산을 받아 정문 앞쪽 일대를 장병과 시민을 위해 정비한다는 이유로 올해 초부터 공원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민간인과 마찰을 빚으면서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민간인 A씨가 9사단의 공원화사업 때문에 억울한 입장을 호소하면서다.

A씨는 2017년 9사단 정문 옆 토지를 매입해 건물을 준공했다. 그러나 매입한 토지 중 주차장으로 사용하려했던 330㎡를 군부대 동의과정에서 40m유격거리유지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용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사정이 이러자 A씨는 부족한 주차장 확보를 위해 9사단 정문입구 쪽 자신의 토지와 맞닿아 있는 기획재정부 소유의 토지 매입을 추진하게 됐다.

200여㎡안팎의 이 토지는 고양시가 관리하고 있지만 도로로서의 기능은 전혀 없는 지목으로만 도로용도로 표기된 상태로 이 토지를 매입하려면 도로용도를 폐지하는 절차를 밟아야했다.

A씨는 도로용도폐지를 위해 1000여만 원 이상의 개인비용을 들여 측량을 하고 무단으로 농사를 짓던 농작물을 배상하면서까지 도로용도를 폐지했다.

A씨로부터 민원을 받은 고양시는 9사단의 동의를 얻어 도로용도를 폐지하고 한국자산공사(캠코)로 관리를 넘겼다.

그러나 자산공사는 도로용도가 폐지돼 넘겨져 온 토지를 차일피일 미루며 2년여 동안 매각에 나서지 않았고 A씨는 올해 초까지도 자산공사에 매각을 문의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5월 9사단의 공원화사업추진에 대해 알게 됐다. A씨는 9사단 측에게 자신이 수년 동안 토지를 매입하기위해 노력한 과정을 설명하고 해당 토지를 공원화사업부지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오히려 9사단측은 공원화사업이 공익적인 목적인만큼 해당 토지는 물론 바로 옆 토지인 A씨 토지를 사업부지에 포함되도록 협조해달라고 역으로 요청했다.

A씨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공익적 목적을 앞세워 민간인의 사적인 권리침해를 당연시 여긴 것은 군사독재시절의 답습으로 개인재산권도 공익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공원화사업을 하려면 해당토지의 도로용도폐지가 선행돼야하는데 9사단이 수년전부터 공원화계획을 세우고서 용도폐지에 동의해준 것은 민간인을 우롱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9사단 관계자는"토지 있는 곳이 부대진입로인데 불법유턴이나 주차로 교통이 상시 혼잡하고 위험요소가 있어 장병이나 시민의 안전을 보호 하고 쾌적한 환경을 위해 유관기관과 협업으로 숲 가꾸기 사업을 하게 됐다"며"토지에 대해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A씨는"공원화사업계획이 있었다면 내가 용도 폐지한다고 했을 때 군이 부동의하고 이후 군이 용도폐지절차를 밟았어야 했다"며"상가 주차장이 부족해 9사단 정문 입구에까지 주차하는 상황으로 민원도 있어 토지매입을 추진했고 용도폐지 하기위해 많은 비용을 들였는데 이제 와서 군이 토지를 소유하려한 것은 ‘손안대고 코풀기 식’으로 시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분노했다.

또 "토지소유가 기재부인데 알아보기로는 최근까지 9사단이 이 토지 사용을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를 못했다"며"이 토지가 공원화사업에서 꼭 필요한 것인지, 그것이 아니라면 내가 토지에 건물을 짓는다는 것도 아니고 9사단 정문 앞 불법주차를 막기 위한 공익적인 목적도 있는 만큼 공원화 사업부지에서 제외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고양/허윤기자 hu1103@sudokwon.com 고양/허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