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벌 갈아입고 변신...‘은미와 영규와 현진’ 리허설 가보니

문화
21벌 갈아입고 변신...‘은미와 영규와 현진’ 리허설 가보니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시즌 개막 공연
30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서 첫 공연…내달 3일까지
  • 입력 : 2022. 06.30(목) 22:40
  • 김부삼 기자
▲안은미 솔로 '은미와 영규와 현진' 리허설 현장. 2022.006.30.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김부삼 기자] 안은미가 춤을 춘다. 양쪽 발에 빨간색과 파란색의 양말을 신었다. 머리엔 가채를, 몸엔 색동 한복을 걸쳤다. 잠시 무대 위에 머무는가 싶더니 금세 사라진다. 다시 나타난 그는 핑크팬더가 그려진 잠옷 차림이다.
사라졌다 나타날 때 마다 옷이 바뀐다. 초록색 드레스에 주렁주렁 구슬 목걸이, 웨딩드레스에 베일까지…. 시종일관 바뀌는 모습과 유려한 춤사위에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장영규의 베이스와 백현진의 독특한 음색도 무대를 꽉 채운다.
"공연 중 옷을 21벌 갈아입어요. 제가 태어난 해부터 제 시야에 들어온 근데 여성상을 생각하며 만든 작품 '플리즈 캐치미'인데 한국말로 하면 '나 잡아봐라'죠. 제 생각과 영규의 음악, 현진의 목소리를 통해 근대 여성상을 살펴보다보면 이 시대 여성이 가야 할 방향이 자연스럽게 묻어날 거라고 생각해요."(안은미)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춤의 세계를 구축해온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이날치'의 베이스이자 영화음악 작곡가 장영규, 음악·미술·영화 등 전방위 예술가로 활동중인 백현진과 함께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이번에도 역시 파격, 또 파격이다. '싱크 넥스트 22' 개막작인 이 작품의 이름은 '은미와 영규와 현진'이다. 30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3일까지 무대가 이어진다.
안은미는 30일 첫 공연에 앞서 언론에 공개한 최종 리허설에서 솔로 작품 '플리즈 캐치미'를 선보였다. "솔로를 안 한 지 오래 됐어요. 군무 안에서 췄지. 솔로가 사실 힘들거든요. 세종문화회관에서 제안을 받고 시기적으로 적절하다 싶어서 아카이빙하는 차원에서 제 작업들을 정리해봤어요. 저와 오랜 기간 함께 작업해온 영규, 현진과 함께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죠."
공연장을 자유롭게 누비는 안은미의 몸은 불특정 다수를 대변하는 '모두의 나'로 재탄생한다. 그 장면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장영규의 사운드와 백현진의 독특한 음색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간다.
안은미는 이번 작품에서 과거와 현재의 자신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그 세월 사이의 갭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1994년부터 시작한 공연들이에요. 사람의 몸은 시간이 지나면 변하거든요. 과거부터 최근까지의 공연을 정리하고, 그 시간의 은미를 보여주는 것, 그 갭을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중심을 뒀어요."
안은미가 장영규, 백현진과 함께 무대에 서는 건 2003년 공연 이후 20년 만이다.
백현진은 20년 전에 비해 몸무게가 늘었고, 자신의 노래도 많이 바뀌었다고 웃어보였다. "20년 전에 저랑 영규형이 어어부 프로젝트를 하며클럽 공연을 다녔어요. 그때 은미누나가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솔로공연을 했는데 저희에게 번듯한 극장에서 공연할 수 있게 공연 절반을 떼줬죠. 영규형은 이후에 계속 은미누나의 음악감독을 맡아왔고, 저는 미술가·음악가·배우로 일하다가 20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서게 된 거죠."
1990년대 초반 함께 작업했던 장영규·백현진과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안은미에게도 "잘 차려진 호화반찬"이다. 안은미는 "과거 매일 만나고 함께 작업했고, 특히 장영규 감독과는 이후에도 꾸준히 함께 작업을 해서 시간이 어떻게 갔는 지도 못느꼈다"며 "나흘간 매일 함께 무대에 오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다"고 했다.
장영규는 "오랜만에 다시 만난 것 자체가 제겐 큰 의미"라고 했다. "20년 전부터 은미누나와 작업해 2010년까지는 라이브를 함께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녹음작업으로 했죠. 이번 기회에 셋이 만나 라이브를 하면, 기존 무용음악과 다른 결의 무대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어요."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시즌은 무용, 국악, 미디어아트 등 예술 각 분야에서 기존의 틀을 깨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대를 선도해 온 12팀의 아티스트들과 13개 작품을 선보인다. 23일 서울시오페라단의 '파우스트: 악마의 속삭임'을 시작으로 9월4일까지 50회 공연이 진행된다. 다음달 1일에는 S씨어터 로비에서 유명 DJ와 함께하는 파티도 열린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저작권자 ⓒ 수도권일보 (www.sudokwo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