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삼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후임 인선이 본격 궤도에 오른 가운데, 외부 공모에 검찰과 경찰 출신 인사가 각각 지원해 각축을 벌이게 돼 주목된다.
경찰 안팎에서는 전국 경찰 수사를 총 지휘하는 국수본부장에 처음으로 검사 출신이 임명될 수 있다는 관측이 파다한 상태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마감된 2대 국수본부장 직위 공모에는 검사 출신 인사 1명과 경찰 출신 2명이 각각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지낸 정순신(57) 변호사와 장경석(59)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최인석(48) 변호사(전 화천경찰서장) 등이다.
지난 2021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맞춰 출범한 국수본은 수사 경찰을 지휘하는 별도 조직이다.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에게는 없는 개별 사건 수사에 관한 지휘권한을 갖고 있어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내달 25일 임기가 만료돼 그 전에는 윤석열 정부 초대 국수본부장의 윤곽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원자 중 유일한 외부 출신 인사는 정 변호사다. 그는 사법연수원 27기로 20년 이상 검찰에 몸담은 인물이다.
인천지검에서 특수부장을 지냈고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에서도 활동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서울서부지검 형사부장을 거쳐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을 끝으로 검찰을 나왔다.
특히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던 2011년과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2018년 각각 대검 부대변인,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지내며 호흡을 맞췄다고 한다.
경찰 출신 2명 중 장 전 부장은 경찰대 2기 졸업생으로, 30년 넘게 경찰관으로 재직하며 일선서 수사과장과 형사과장을 두루 거쳤다.
총경 승진 이후에는 서울 강서경찰서장을 지냈고, 경무관 시절에는 서울 지역 수사를 총괄하는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 법무법인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 변호사(연수원 35기)는 경찰 특채로 입직, 경찰청 수사국 특수수사과 팀장 등을 거친 수사통이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에 파견돼 심사분석과장 등을 지낸 경력도 있다. 현재는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경찰 출신 인사들도 오랜 수사 경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 첫 국수본부장은 외부 출신 인사가 임명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현 정부 들어 검사 출신 인사들이 주요 요직에 중용된 점을 감안하면, 업무 성격이 겹치는 경찰 수사 조직도 검사 출신에게 지휘하도록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경찰 내부에서는 적잖은 반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수본은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는 1차 수사 종결권을 확보한 검·경 수사권 조정의 결과물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이들 세 명은 이달 중 서류심사와 다음 달 신체검사, 종합심사를 거친다. 전국적인 수사 조직을 이끌만한 역량이 되는지, 결격 사유가 없는지 등이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내정자가 정해지면, 경찰청장 추천과 행정안전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다만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들 중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해 다른 후보자를 추천할 가능성도 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