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12.18.

[김부삼 기자] 삼성전자가 퀄컴 출신 자율주행 전문가를 미국 법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메모리 반도체 불황 속에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힘을 싣기 위한 포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퀄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을 지낸 베니 카티비안을 미국 법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카티비안 부사장은 자율주행 관련 반도체 개발 전문가로 퀄컴에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맡았다. 미국 삼성 법인에서도 반도체 칩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삼성오스틴연구센터(SARC)와 어드밴스드컴퓨팅랩(ACL)의 책임자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미래 먹거리로 자동차 반도체 시장을 주목하고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차량용 SoC(시스템온칩)는 영국을 비롯한 다수의 유럽 브랜드 OEM 과제 수주와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며 성장 기반을 공고히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차량용 5세대(5G)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 ▲전력관리칩(PMIC) 'S2VPS01' 등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3종을 공개한 후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차량에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를 탑재하는 등 고객사를 점점 늘리고 있다.
최근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는 차량용 SoC 부문에서 유럽 프리미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확대하고 자율주행용 제품 추가 수주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전장 시장에 이렇게 주목하는 배경은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기존 내연기관에 필요한 반도체는 평균 200~300개에 불과했으나, 전기차는 1000개, 자율주행 자동차에는 2000개 이상 차량용 반도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1년 450억 달러(약 56조5000원)에서 연평균 9%씩 성장하고 있다. 2026년에는 관련 시장이 740억 달러(약 92조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IC인사이츠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6년까지 연평균 13.4%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 진입 이래 7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는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 납품해왔다.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는 '2025년 차량용 메모리 1위 달성'을 선언하기도 했다.
차세대 모빌리티 전장 사업은 이재용 회장이 직접 챙기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인천 영종도 소재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회장 BMW 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회동했다. 이 회장과 BMW 경영진은 BMW 최신 전기차에 탑재되는 삼성SDI의 'P5' 배터리를 포함해 양사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에는 헝가리 소재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는 등 전장 사업의 중요성을 직접 체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