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삼 기자] '퍼키 마녀' 세계관의 시작은 미니 3집 '맴맴(memeM)'(2022)
그룹 '퍼플키스(PURPLE KISS)'가 'Z세대 마녀'를 콘셉트로 '세상을 보랏빛으로 물들이겠다'는 주문을 내걸기 시작했다. '퍼키'는 '퍼포먼스'와 '퍼플키스'의 조합의 약어.
청자의 머릿속을 '맴맴' 돌며 온통 자신들로 '헤집어 놓겠다'는 포부는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같은 해 미니 4집 '기키랜드(Geekyland)'에선 너드(Nerd·괴짜)들과 함께 "결국 세상을 변화시키는 건 우리"라고 외쳤다. 타이틀곡 '널디(Nerdy)'는 이 세상 모든 괴짜들을 대변하는 곡.
마녀 3부작으로 묶일 미니 5집 '캐빈 피버(Cabin Fever)'는 괴짜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가 다양한 세상을 은유하는 호텔에서 겪는 일을 그린다. 숨어 지내던 마녀 퍼플키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자신들이 살고 있던 저택을 호텔로 오픈하지만 의문의 첫 손님이 찾게 된 이후부터 기이한 현상들을 겪게 된다는 이야기.
15일 오후 6시 발매된 '캐빈 피버'의 타이틀은 '초조' '소외감' '밀실 공포증'이라는 뜻이다. 의역하면 '좀이 쑤신다'로 표현된다고 퍼플키스 멤버들은 설명했다. 그건 뜻하지 않은 팬데믹 상황을 은유한다. 여기에 엔데믹 상황도 반영됐다. 통제된 삶에서 '캐빈 피버'를 겪던 이들이 자유를 찾아 함께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노래한다.
도시는 이날 오후 앨범 발매 전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팬데믹으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던 분들에게 한층 더 깊어진 음악으로 자유와 휴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뉴진스'를 비롯해 특정 세계관을 강조하기보다 음악과 무대에서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4세대 K팝 걸그룹들이 부쩍 많아졌다. 하지만 퍼플키스는 굳건하게 콘셉추얼한 이미지 그리고 다양한 상징·은유가 담긴 세계관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번 부분들은 멤버들이 곡을 해석하고 표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퍼플키스 멤버 채인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고민할 때 짜여진 세계관이 큰 도움이 된다"면서 "어떤 분위기를 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을 때 확실한 콘셉트가 있다보니 방향성이 잡히고 표정이나 태도를 만들 때 더 자신감 있게 임하게 된다"고 긍정했다.
타이틀곡 '스위트 주스(Sweet Juice)'는 말 그대로 '자유'를 가리킨다. '달콤한 당분'은 곧 생명에 필요한 에너지이고, 자유 또한 삶에 있어서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멤버들은 곡 작업과 무대 위에 오를 때 자유를 느낀다고 했다. 채인은 "곡을 만들 때 자유를 느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내뱉고 만들고 싶은 멜로디를 만들어낼 때 자유롭다"고 했다. 이레는 "무대 위에서 팬들과 함께 소통하고 노래를 할 때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했다.
항상 난이도가 높은 곡을 노래하고 춤을 선보여온 퍼플키스는 이번에도 여전히 높은 난이도를 선보인다. 특히 채인이 고난이도 360도 회전을 보여준다. 채인은 "이번에 몸을 잘 써야 하는 동작이 많아서 컨트롤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360도 안무는 조금만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넘어져서 조심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음반은 지난해 11월 박지은이 탈퇴한 뒤 6인 체제로 재편해 처음 내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멤버들은 혹시나 멤버 한명이 줄어 무대 위에 틈이 보일까 걱정하면서 이를 메우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공을 들였다. 그만큼 안무가 촘촘해졌다는 평이 벌써부터 나온다. 지난 2021년 3월 데뷔한 퍼플키스는 수많은 4세대 걸그룹 중에서도 개성을 인정 받고 있다.
특히 작곡, 작사, 안무창작에도 참여하며 '밸런스돌' 수식어를 꿰찼다. 이번에 이들이 강조하는 수식은 '4세대 복병'. 나고은은 "좋은 의미로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싶어요.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