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북 구미 SK실트론을 방문,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2.01.

[김부삼 기자]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 분야 인재양성을 강조했지만 대입 수험생들의 의대 등 다른 학과를 선호 현상은 여전했다.
대기업 취업이 보장된 서울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에서 선발한 수험생의 타 대학 이탈이 이어지면서 최대 5차례까지 추가모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로학원이 17일 오전 9시 기준 각 대학들이 공개한 2023학년도 정시모집 추가합격 마지막 현황을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대기번호 44번까지 추가 합격했다.
이 학과의 모집정원은 16명인데, 전형 결과 최초 합격자가 모두 이탈했음은 물론 추가합격자도 연거푸 이탈하면서 전형 결과 60등까지 뽑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10명 모집에 23등까지 추가 모집했다. SK하이닉스와의 계약학과인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정원 11명)는 19등,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정원 10명)는 18등까지 추가 모집을 진행해 전형을 마감했다.
이들 4개 학과의 전체 추가 합격자 수는 73명으로, 총 모집정원 대비 155.3%에 해당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연세대는 3차, 한양대는 4차, 고려대와 서강대는 5차까지 추가 모집을 했으며 전화를 통한 추가모집도 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인재양성 방안을 통해 10년 동안 관련 인재 양성 규모를 15만명 더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대학들은 대기업 취업 연계형 계약학과를 신설하면서 이번 입시에서 취업난 속 이들 학과의 커트라인도 높아질 것으로 점쳐졌다.
종로학원은 지난해 12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국어·수학·탐구 대학수학능력시험 3개 영역의 표준점수 합 커트라인을 의예(416점), 치의예(408점), 약학(399점) 다음 수준인 396점으로 전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입시에서 이들 반도체 계약학과에 합격했으나 등록을 포기한 학생들은 의과대학이나 서울대 등으로 이탈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 대표는 "정부 정책, 대기업 연계 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관련학과는 의약학계열, 서울대 이공계 등에 밀리는 구도로 보인다"며 "전체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가는 상황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후속 정책들이 구체화돼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