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2023.02.22.

[김부삼 기자] "정치 심의 논란 해소가 5기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숙제입니다."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은 22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방심위가 하는 일의 99%는 매우 비정치적이다. 하지만 시사·보도 프로그램만 심의하는 것으로 밖에서 내비쳐지면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게 대단히 안타깝다"고 밝혔다.
방심위 위원들은 방송·통신의 내용을 규제해 방송의 공정성과 공적책임 준수 여부, 균형성 등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5기 위원회는 2021년 8월9일 출범 이후 올해 2월8일까지 총 1281건의 방송심의 안건을 의결했다.
심의 원칙에 대해 정 위원장은 "방송의 언론으로서 기본 기능인 시사·보도 부문에 대해 모든 위원들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인정하는 방향으로 심의했다. 특히 5기 위원회는 '표현의 자유 보장'과 '최소 규제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 1년6개월 동안 방송심의 법정제재 241건 중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법정제재는 7건(전체의 2.9%)에 지나지 않는다"며 "방송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정당 민원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여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심위가 정치 심의 논란에 휘말리는 원인으로 위원회 구성상 문제를 꼽았다. 방송법상 방심위원은 대통령 3명, 국회의장 3명,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각각 3명씩 추천하게 돼있다. 여당과 야당 비율은 6 대 3으로 정부와 여당 몫으로 6명, 야당 몫으로 3명이 추천된다.
정 위원장은 "정치 심의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근원적으로 방심위원 구성이 6 대 3이라는 정치적 구조때문"이라며 "거의 근원적으로 갖고 있는 굴레가 아닌가 싶다. 그런 6 대 3의 구조가 방송심의 과정에서 정치적 빛깔을 띄고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고 짚었다.
"최근 들어 정당 민원이 폭증되면서 안건으로 제기되는 과정이 매우 정치적"이라며 "이 두가지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방심위 사무처에서 팀을 꾸려서 외국에서는 방송심의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자세히 연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방심위가 출범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지난 6년간 주요 정당이 방심위에 접수한 민원은 1건이다. 2014년 36건, 2015년 184건, 2016년 281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는데, 최근 3년간 눈에 띄게 급증했다. 지난 3년간 방심위에 접수된 정당 민원은 총 1746건으로 2019년 646건, 2020년 459건, 2021년 641건을 기록했다.
5기 위원회는 약 9000건 이상의 시청자 민원을 조속히 처리하기 위해 2021년 8~10월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주2회로 확대 실시했다. 통신 심의에 있어 음란·성매매 및 청소년 유해정보 등 불법정보를 신속하게 차단했고, 디지털성범죄정보 심의대상 확대를 통해 피해자 긴급 지원체계를 강화했다. 의료정보 프로그램이나 경제정보 프로그램에 대한 법정제재 비율이 높아졌다.
정 위원장은 5기 위원회가 방심위의 중립성·공정성 유지, 방송심의 실효성 강화, 디지털성범죄 근절 등을 위해 힘썼다며 전자심의 대상 확대를 통한 이용자 피해 최소화, 통신심의 역량 강화, 위원회 구성 공백기 문제 대응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꼽았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