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시즌 도드람 V리그 도로공사와 흥국생명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에 환호하고 있다. 2023.02.23.

[김부삼 기자] "지금은 감독님과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은퇴설을 '차단'했다.
흥국생명은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9 25-17 28-26)으로 이겼다.
의미있는 승리였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고 나선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1위 흥국생명(23승7패 승점 69)은 승점 3을 획득하며 2위 현대건설(21승9패 승점 62)을 따돌렸다.
김연경은 경기 후 "감독님의 첫 경기였고,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리해 기쁘다. 경기 중 어려운 고비가 많았지만 승점 3을 얻고 마무리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시절 감독과 선수로 함께했던 아본단자 감독과 김연경은 6년 만에 V-리그에서 재회했다.
김연경은 "감독님과 훈련을 같이 한지 오늘로 3일째다. 처음 훈련 때도 선수들 모두 기분이 좋았고, 에너지 넘치게 잘 받아들였다. 디테일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집중을 조금이라도 안 하면 놓치는 부분이 있다"며 "선수들이 더 집중해서 경기를 해야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날 경기 중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넸다.
김연경은 "감독님이 시즌 중에 오셔서 많은 걸 바꾸기 보다 디테일한 부분을 강조하신다. 특히 서브나 블로킹, 수비를 집중하고 있다. 그런 부분이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새 사령탑인 아본단자 감독이 눈길을 끈 장면은 또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내내 큰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은 최대한 침착하려고 했다. 평소엔 이것 보다 크게 하는 편"이라고 더 큰 세리머니를 예고하기도 했다.
김연경도 인정했다. "유럽 지도자분들이 열정도 있고, 표현도 많다. 파이팅을 많이 내시긴 했는데, 말씀대로 앞으로 더 많이 하실 것"이라며 "앞으로 남은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거취를 둘러썬 이야기에는 선을 그었다.
김연경은 최근 "은퇴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고, 자연스럽게 그의 은퇴가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왔다.
진종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앞서 IOC 선수위원에 뜻을 드러냈던 김연경의 이름도 함께 거론되는 중이다.
김연경은 "내 은퇴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 그 얘기는 더 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새 감독님이 오셨고,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우승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IOC 선수위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지만, 지금은 말씀을 드리긴 어렵다.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은퇴'가 아닌 '우승'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드러냈다.
김연경은 "아직 우승을 확정한 건 아니다. 확정 전까지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이겨야 한다. 오늘 경기가 중요했고, 앞으로 남은 경기도 중요하다. 공교롭게 시즌 최종전이 현대건설전이다. 그 전에 (우승을) 확정하면 좋을 것 같다. 선수들과 잘 해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