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실내악 연주 모습.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2023.02.27.

[김부삼 기자]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2016년 이후 7년 만에 실내악 형식의 기획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창작국악 대표 작곡가 이성천, 황병기, 백대웅, 이상규, 전인평, 박범훈의 실내악 작품을 재조명하는 '한국 작곡가 시리즈 Ⅱ'다. 오는 3월9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개최한다.
6개 작품을 연주하는 이번 공연에는 피리와 거문고, 해금, 가야금, 대금 등 각 국악기를 중심으로 구성한 실내악곡 5곡과 실내악 합주곡 1곡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연구실장을 지낸 김희선 국민대 교수가 해설을 맡았다.
공연의 문을 여는 박범훈(1948~) 작곡의 '춤을 위한 메나리'(1997)는 민속악의 대가 지영희(1909~1980) 명인에게 사사한 피리 연주자다운 면모가 돋보이는 곡이다. 향피리와 개량된 고음피리, 저음을 위한 대피리로 연주한다.
전인평(1944~) 작곡의 '정읍후사'(1982)는 거문고의 다채로운 음색의 활용이 돋보이는 곡이다. 곡명은 김양식의 시에서 빌려왔다. 백대웅(1943~2011) 작곡의 '다섯 악기를 위한 몽금포타령'(1999)은 서도민요 '몽금포타령'의 선율 등을 활용해 세련된 화성의 사용이 돋보이는 곡이다. 25현 가야금, 대금, 해금, 장구, 징 편성이다.
이성천(1936~2003) 작곡의 '쥐구멍에 볕들었어도'(1988)는 가난했던 지난 시절을 빗댄 쥐 가족의 이야기를 해금으로 풀어낸다. 원곡은 독주곡이었으나, 6대의 해금 합주로 들려준다.
이상규(1944~2010) 작곡의 '그 마음에는'(1998)은 신석정 시인의 동명의 시에서 떠오르는 시상을 대금독주로 표현한 곡이다. 황병기(1936~2018)가 작곡한 '하마단'(2000)은 새로운 조현법과 변박의 사용, 양손의 교차 연주 등 새로운 연주기법을 살펴볼 수 있다. 곡의 제목은 옛 페르시아 시대부터 있던 고대 도시의 이름으로, 6명의 가야금 주자가 중주 편성으로 들려준다.
'한국 작곡가 시리즈'는 국악 창작곡의 토대가 된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정해 그 의미를 되새기는 무대다. 지난해 4월 10곡의 국악관현악 작품을 선보였고, 이번이 두 번째 무대다. 각 작품은 발표 당시 파격적인 연주법 등으로 주목 받았고, 국악 연주자들의 연주력을 높이고 창작에 관한 국악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