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영종·인천대교 통행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2.28.

[김부삼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부동산 거래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거래가 본격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지만 아직 그렇게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최근 부동산 시장 흐름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신고 건수는 총 1386건(27일 기준)으로 전월 838건 대비 65.4% 늘어났다.
이에 시장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원 장관은 아직은 본격 회복 구간으로 판단하기 이르다는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원 장관은 "미국을 보면 물가나 금리가 아직 생각보다 빨리 내려오지 않지만 거의 정점으로 간 상황이다. 다만 주택 시장은 선행 지표가 아니다"라며 "주식 시장이 반등하다가 다시 떨어지는 것을 보면 주택 시장은 뒤따라가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어 "한국의 부동산 투자자나 수요자들은 주택 시장 못지않게 귀신 잡는 해병이기 때문에 타이밍을 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체 상황이 좋아지거나 입지나 매물이 나중에라도 큰 포기 없이 매수 찬스라고 할 경우에는 순식간에 국지적으로 달아오를 수도 있다"며 "아직은 그런 현상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럴 여지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수요 부분에 대한 정책도 면밀히 보면서 미세 조정에서 실책 없도록 겸허하게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건설업계에서 요구하는 정부의 미분양 주택 매입에 대해선 "소비자들의 분양 소극성을 무슨 수로 (해결하느냐)"라며 "세금으로 부양하라는 것은 반시장적이고 반양심적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원 장관은 그러면서 "(현재 분양시장이) 선분양제이기 때문에 전체 분양이 안 됐다고 해서 악성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분양받을 사람들의 열기가 떨어져 있고,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마찰을 일으키고 있어 이에 따른 소비자의 소극성이 나타나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이날 발표한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359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6만8148가구 대비 7211가구(10.6%) 증가했다.
원 장관은 선분양제(완공 전 주택분양을 시행하는 제도)를 취하고 있는 만큼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진짜 문제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원 장관은 한국부동산원의 집값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문재인 정부 시절의 집값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 감사원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원 장관은 이와 관련해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실패도 있을 수 있지만 조작은 국민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했다는 정황은 충분히 짐작되지만 그래도 국민의 입장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디까지 책임 물어야 할지 모르지만,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징계에서 끝날 수도 있겠지만 감사 결과에 따라서 원칙대로 엄정하게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