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완창판소리 3월 공연. '남해웅의 적벽가-박봉술제' 포스터. (사진=국립극장 국립창극단 제공)

[김부삼 기자] 국립창극단 중견 배우로 활동 중인 남해웅 명창이 '적벽가'로 첫 완창 무대에 나선다.
국립극장은 '완창판소리-남해웅의 적벽가'를 오는 3월11일 서울 중구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적벽가'는 중국 한나라 말엽 삼국시대 위·촉·오나라의 조조·유비·손권이 천하를 제패하기 위해 다투는 내용의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적벽대전을 중심으로 한다. 고어와 사자성어가 많으며 고음이 많고 풍부한 성량이 필요해 판소리 다섯 바탕 중 가창의 난도가 가장 높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박봉술제 '적벽가'는 송만갑-박봉래-박봉술-김일구로 이어지는 소리다. 삼국지를 호령한 장군들의 소리를 통성(배 속에서 바로 뽑아내는 목소리)과 호령조로 불러야 한다. 남 명창은 특유의 우직한 성음과 오랫동안 창극 배우로 익혀온 연극적 표현력을 바탕으로 이를 들려줄 예정이다.
남 명창은 "특유의 웅장함과 호탕함, 정직하게 질러내는 소리에서 느껴지는 해방감이 매력적이라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도 '적벽가'를 가장 좋아하고 즐겨 부른다"며 "소리꾼으로서 언젠가 꼭 한번은 해야할 무대로 좋은 기회를 얻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북 울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릴 적 아버지가 읽는 축문 가락과 이웃 할머니의 메나리조 가락을 따라 부르다가 다소 늦은 19세 무렵 소리 세계에 입문했다.
고향에선 판소리와 국악을 배울 기회가 거의 없었으나, 판소리에 대한 열정을 꺾지 않았다. 대구에 있던 원광호 명인에게 국악을 맛본 후 본격적으로 전국 각지를 돌며 여러 스승으로부터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배웠다. 성우향 명창에게 '춘향가'와 '심청가', 김일구 명창에게 '적벽가', 송순섭 명창에게 '흥보가', 조상현 명창에게 '수궁가'를 사사했다.
1995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해 창극 '춘향2010',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에서 감초 역할을 맡아 활약해 왔다. 단원으로 30년 가까이 활동해온 그는 지금도 자신만의 소리를 만들기 위해 고(古) 음반에 나타나는 옛 명창들의 다양한 발성과 성음놀이를 찾아 공부하며 노력하고 있다.
고수로는 국립창극단 기악부장 조용수와 제38회 전주대사습놀이 명고수부 장원 수상자 고정훈이 함께한다. 해설·사회는 유영대 고려대 명예교수가 맡는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