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김부삼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틀간 실시된 모바일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어떤 후보에게 유리할 지가 관심사다. 각 후보마다 자신이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1위인 김기현 후보가 과반을 못 넘겨 결선투표가 실시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6일 종합결과, 지난 4~5일 실시된 모바일투표에 선거인단 83만7236명 중 39만7805명이 참여해 투표율 47.51%로 집계됐다.
각 후보들은 높은 투표율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후보는 "1차 과반 득표를 위해 계속 걸어 가겠다"고 말했고, 안철수 후보는 "침묵하던 당원들의 투표가 높은 투표율로 드러났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도 높은 투표율을 바라보는 시각이 갈린다. 한 여권 관계자는 "초반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조직표가 많이 동원됐다는 뜻"이라며 "조직에 유리한 김기현 후보가 1차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를 돕는 김영우 전 의원은 "전당대회 동안 자행된 여러 가지 일들에 당원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그에 반발한 젊은 수도권 중도층 당원들이 안 후보에게 많이 몰렸을 것"이라고 봤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전당대회가 앞서 다른 전당대회와 다르기 때문에 어떤 후보에게 더 유리할지 예단할 수 없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만 투표율이 높을 경우 결선투표제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즉 1위인 김기현 후보가 과반을 못 넘길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누구에게도 유리하다고 예측하기 어렵다"며 "그런데 투표율이 높아지면 당 조직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축소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결선투표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며 "84만명 선거인단에서 (최종) 투표율이 50%가 넘으면 50만명이 투표를 했다는 건데 누가되든 결선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즉 1위인 김기현 후보가 1차투표에서 과반을 넘기기 힘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례가 없는 선거라 누가 유불리할 지는 결과를 까봐야 알 거 같다"면서도 "확실한건 첫날 투표자 수가 이렇게 많다는 건 진작에 표심을 정한 당원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번 전당대회는 100%당원만 투표하게 하고 결선투표제 등 룰 세팅이 많이 바뀌었는데도 확고한 표심을 가진 당원들이 많았다"며 "투표율이 높으면 어느 정도 바람을 탄 것"이라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투표율이 높은 걸로 볼 때 김기현 후보의 과반 득표는 더 힘들어 진 걸로 보인다"며 "물론 결선 치를 때 누가 이기냐고 묻는다면 김기현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높은 투표율이 김기현 후보가 유리하다는 전문가도 있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투표율이 높으면 일단 열렬한 지지층이 투표를 많이 하는 거고, 나머지도 투표를 하는 거"라며 "투표율이 높으면 김기현 후보와 천하람 후보가 유리할 것이다. 안철수 후보도 등수가 바뀌거나 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미 이번 전당대회에서 규칙이 개정되고 나경원 전 의원이 정리됐을 때 김기현 후보측이 이판에서 끝내기를 목표로 한거라 1차에서 끝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며 "2차인 결선투표제로 가도 1등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안철수 후보가 2등을 못하면 체면을 굉장히 구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는 앞서 다른 전당대회와 선거인단 규모와 투표율에서 큰 차이가 있다.
앞서 이준석 당대표를 선출한 지난 2021년 6·11 전당대회에는 선거인단이 총 32만8889명이었다. 2년사이 대선을 치르면서 약 50만768명이 증가했다.
이번 국민의힘 선거인단의 지역을 살펴보면 수도권과 영남권이 당원 급증으로 각각 37.79%, 39.56%를 차지해 최대 승부처가 됐다.
현재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에 강점이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김 후보를 지지함에 따라 두 사람의 연대가 김 후보의 수도권 표심을 얻는데 도움이 될거란 주장도 나온다.
아울러 김 의원은 현역 의원들과 대통령실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에 전국 233개 당원협의회의 선호도도 높다. 즉 조직표 동원에 유리하다.
반면 보수텃밭이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영남권은 최근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 냉랭할 수 있다.
특히 국민의힘에 오래전부터 몸을 담은 전통당원들은 지난해 대선 때 입당한 안 후보보다는 김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대선주자였던 안 후보의 높은 인지도, 수도권과 중도층에 강한 안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무시할 수 없다. 안 후보는 비록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지지층 여론조사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이준석 전 대표가 미는 천하람 후보가 등장한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의 수는 15만~20만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 수도권의 젊은 층으로 구성돼있다.
이번 선거인단의 10~20대·30대·40대를 합친 비율은 32.4%다. 50대(24.56%)를 제외하더라도 60대와 70대를 합친 비율은 42.04%다. 50~70대 이상을 합하면 66.6%다.
또 이번 전당대회에선 당원 100%로 치뤄지며, 결선투표제가 도입된 점도 특이점이다.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50%(과반)를 넘는 후보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