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김한메 상임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찰의 코바나 컨텐츠 불기소 이유서 배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3.06.

[김부삼 기자]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에 무혐의 결론을 내린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대가로 협찬을 받았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삼성전자 전세금 의혹,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저가 매수 의혹, 코바나컨텐츠 자금 횡령 의혹 등도 불기소 처분했다.
6일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공개한 불기소 이유통지서에 따르면, 검찰은 코바나컨텐츠가 기획한 4건의 전시회에 기업들이 협찬한 것이 부정한 금품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협찬 기업들이 김 여사의 배우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중앙지검장 등 검찰 고위직에 있었던 점을 염두에 두고 돈을 건넸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삼성카드, 신안저축은행, 게임빌 등 다수의 기업은 4건의 전시회 전부 혹은 일부에 대한 협찬금 명목으로 코바나컨텐츠에 수천억원에서 수억원을 제공했다.
그러나 검찰은 각 기업의 담당 직원과 코바나컨텐츠 직원의 진술, 담당자간 송수신 이메일, 협찬계약서 등을 토대로 '뇌물성'이 아닌 정상적인 협찬 계약에 따른 협찬금이라고 결론내렸다.
검찰은 "(여러 문건에 의하면) 도이치모터스가 협찬 목적을 '전시회 티켓을 각 전시장별 세일즈에 활용', '전시회 인쇄 제작물에 자사 브랜드 노출', '작가 작품 이미지를 홍보에 활용' 등으로 명시한 사실과 협찬금을 지급한 대신 코바나로부터 광고·대관·입장권·도슨트 프로그램 등 각종 이익을 제공받은 사실 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경우 검찰에 접수된 사건이 있긴 하지만, 당시 중앙지검장이었던 윤 대통령으로부터 사건 편의를 제공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봤다.
검찰은 "해당 사건이 피의자 윤석열의 직무권한과 관련 없는 타 검찰청에 접수돼 처분된 점,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이유로 각하 처분되거나 피해자와 합의가 돼 '공소권 없음' 처분된 사안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청탁의 동기가 있었다기 보기 어렵다"고 명시했다.
도이치모터스 외에도 각 기업의 대표 등이 연루된 형사사건에 대해 "사기업 사이에 경영상 필요에 의해 체결한 계약에 따라 상대방 업체에 급부를 제공하고 그 반대급부로 제공받은 것"이라며 "피의자들이 윤석열의 직무와 관련한 대가로 금원을 수수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이 2017년 1월 도이치파이낸셜 주식을 저가 매수해 시세 차익을 얻은 뇌물수수 혐의도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같은 해 6월 약 535원에 매도한 걸 보면 저가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 소유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에 삼성전자가 7억원의 전세권을 설정한 것이 '뇌물성'이란 의혹에 대해서도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시세보다 전세금이 비싸지 않았던 점, 계약 종료 후 김 여사가 7억원을 반환한 점, 공소시효 7년이 이미 지난 점 등이 고려됐다.
검찰은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의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회계자료와 계좌거래 내역 분석 결과 증거가 없다고 봤다.
김한메 사세행 대표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불복해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야수파 걸작전' 협찬 의혹을 재고발했다. 김 대표는 "4건의 전시회 중 뇌물의 성격이 가장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