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수상한 여성 작가 구병모, 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 (사진=김유정기념사업회, 문학동네 제공)

[김부삼 기자] 서점가는 여성 시대다. 작가부터 독자까지 여성이 강세이자 '대세'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주요 문학상 수상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표적인 문학상의 대상 수상자에 모두 여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8월에는 소설가 구병모가 단편 '니니코라치우푼타'로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제23회 이효석문학상 대상에 김멜라 작가의 '제 꿈 꾸세요'가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현대문학상에서는 소설, 시, 평론 부문에 정소현 소설가, 이제니 시인, 박혜진 작가가 수상하며 모든 부문을 여성이 휩쓸었다.
올해는 연초부터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최진영 작가가 선정됐다.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권영민 편집주간은 "올해 이상문학상 최종심에 오른 작가들의 대부분이 2000년대 이후에 등단한 작가였다는 점과 여성 작가가 대다수였다는 점이 눈에 띄는 특징"이라며 여성 작가의 약진에 대해 설명했다.
여성 작가의 강세는 지난달 발표된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등단 10년 이하 작가들이 지난 한 해 발표한 중단편 가운데 7편을 선정하는 해당 상은 대상에 이미상 작가를 비롯해 모두 여성 작가에게 돌아갔다.
출판계에서는 "여성 작가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여성 작가들이 남성 작가보다 작품을 잘 쓴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분명한 건 최근 문학상을 비롯해 출판계에서 여성 서사를 비롯해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트렌드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여성 작가들이 많은 것도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세계 여성의 날, 인터넷 서점 기획전도 활발
여성 작가와 함께 서점가의 한 축을 담당하는 건 여성 독자다. 서점가에서는 여성 구매자가 오래전부터 과반을 차지한 만큼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도서를 구매한 여성 독자는 전체의 69.1%로 남성 독자의 두 배가 넘는다. 2021년에도 여성 독자는 68.1%를 차지하며 매년 70%를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한 서점가 관계자는 "여성 독자들이 주요 타겟층인 것이 사실"이라며 "서점가는 오래 전부터 여성 독자들의 영향이 주요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서점가 트렌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여성 독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SBS드라마 '그 해 우리는'을 비롯해 다양한 대본집이 큰 호응을 얻은 바탕에도 2030 여성 독자층이 주축을 이뤘다. 예스24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드라마 연계 도서 구매자의 75%는 여성이었으며 특히 2030여성은 전체 48%를 차지했다.
올해 시작된 '슬램덩크'도 2030여성 독자들이 합류하며 열풍이 거세졌다. 지난 1월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하며 원작만화를 먼저 찾은 건 3040 남성이었지만 최근 '슬램덩크 리소스'를 비롯해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시리즈가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오른 배경에는 여성 독자가 있다. 지난달 슬램덩크 관련 서적 구입은 30대 여성이 23.9%로 1위를 차지했고 20대 여성이 20%로 2위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서점가는 다양한 기획전을 준비했다.
예스24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함께, 다시 읽는 목소리' 기획전을 진행한다. '벨자', '명랑한 은둔자', '웰씽킹' 등 여성들의 삶과 목소리를 담아낸 다양한 도서를 선별해 기획전 페이지를 통해 소개한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기획전 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추천 도서를 선보였다. 최근 출간된 '버자이너의 모든 것'을 비롯해 아니 에르노의 '여자아이 기억' 등 10권의 책이 추천 도서에 올랐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