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2.10.

[김부삼 기자] 검찰이 대장동 개발 수익을 숨긴 혐의 등으로 화천대유자산관리 실소유주 김만배(구속)씨를 재판에 넘겼다. 김씨는 대장동 사건으로 두 번째 구속기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8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증거은닉·인멸 교사, 농지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구속 기소했다. 오는 9일 구속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시점이다.
김씨는 2021년 10월~2022년 11월 대장동 개발사업 범죄수익 390억원을 수표나 소액권으로 재발행·교환해 차명 오피스텔에 보관하거나 계좌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숨긴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당초 김씨가 340억원을 수표로 발행해 숨긴 것으로 파악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50억원을 추가로 숨긴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2021년 9월 인테리어 업자인 지인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내리치고 불태우도록 한 증거인멸교사 혐의, 지난해 12월 동창에게 142억원 상당의 수표를 대여금고·직원 차량 등에 숨기게 한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적용됐다.
2021년 7~10월 수사기관의 추징보전에 대비하고 시세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영농경력을 허위 기재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한 농지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김씨의 범죄수익은닉을 도운 것으로 조사된 공범들에 대한 기소는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구속기간 만료로 1년여 만에 석방됐으나 대장동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지난달 18일 다시 구속돼 오는 9일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앞서 2021년 11월 대장동 개발로 막대한 이익을 얻어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횡령)로 처음 구속기소됐다. 이 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에게 700억원(세후 428억원)을 약속한 뇌물공여 혐의도 적용됐다.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대장동 개발이익 428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부정처사후수뢰)로 기소된 상태다.
그러나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서에 '428억 약정' 의혹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장동 일당이 김씨로부터 들었다는 '전언'에 불과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428억 뇌물 약정 혐의는 계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김씨 등이 취득한 범죄수익 2070억원 상당을 몰수 및 추징보전했다. 향후 남은 범죄수익 자금을 추적하면서 유력 법조계 인사 로비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장동 수사의 한 축이 특혜 개발 의혹이었는데 최종 책임자인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나머지 한 축인 소위 '50억 클럽' 등 로비 의혹에 대해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