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023 B조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기, 4:13으로 일본에 패배한 대표팀 선수들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3.03.10.

[김부삼 기자] 그야말로 '참사'다. 설욕을 다짐했던 '태극전사'들은 힘없이 스러졌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2차전에서 일본에 4-13으로 졌다.
'아쉬움'을 남기기도 어려운 완패다. 콜드게임으로 끝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다.
한국은 3회초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투런,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적시타에 힘입어 3-0으로 앞서 갔지만 리드는 아주 잠시였다.
3회말 곧바로 일본 타선에 사사구 3개와 안타 3개로 순식간에 4점을 빼앗겨 3-4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한국은 5회 2점을 더 내준 뒤 6회 대거 5실점했다. 7회에도 2점을 허용했다.
한국 투수진의 집단 붕괴였다.
선발 김광현(SSG 랜더스)이 2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물러난 뒤 한국은 9명의 투수를 쏟아부었지만 대량 실점을 막지 못했다.
나오는 투수마다 제구 난조로 고전하는 탓에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이날 한국 투수진은 13안타를 맞으며 9개의 사사구를 헌납했다. 무려 9번이나 '공짜 출루'를 준 셈이다.
한국 다섯 번째 투수로 6회 무사 3루에서 등판한 김윤식(LG 트윈스)은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를 채운 뒤 밀어내기 볼넷까지 내주고 교체됐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김윤식은 3사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7회 1사 2, 3루에서 호출된 이의리(KIA 타이거즈)도 영점을 잡지 못한 채 흔들렸다. 마운드에 서자 마자 볼넷을 내준 그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타석에서 폭투로 허무하게 실점했다. 오타니도 볼넷으로 내보냈다.
힘겹게 아웃카운트 1개를 기록한 이의리는 ⅓이닝 3볼넷 1탈삼진에 그쳤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본전 설욕을 다짐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3연패 중이었다.
2019 프리미어12에서만 두 번 만나 모두 졌다. 슈퍼라운드에서 8-10으로 졌고, 결승전에서는 3-5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한국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가장 최근 성사된 한일전에서도 한국은 자존심을 구겼다.
2020 도쿄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2-5로 패했다. 한국을 누르고 올라선 일본은 결승에서 미국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일본을 상대로 한국은 '다른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한국의 일본전 연패는 '4'로 늘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