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대교의 통행료 징수가 재개된 18일 오후 경기 김포시 일산대교 요금소에서 차량이 통행을 하고 있다. 2021.11.18.

[ 우민기 기자]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가 도내 민자도로 3곳의 통행료 동결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요청했다. 도 재정 180여억원이 보전비용으로 들어가는 만큼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17일 제367회 임시회 제1차 회의를 열고 일산대교, 제3경인고속도로, 서수원∼의왕 간 고속화도로 등 3개 민자도로의 통행료 조정 관련 의견청취안을 심의했다.
그 결과 "경기도 재정상태 및 서민경제를 고려해 인상시기 및 금액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도는 인상이 필요하다는 사업시행자의 신고에도 최근 급격한 생활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 가중, 중앙정부의 도로·철도 등 공공요금 동결 정책 등을 고려해 통행료를 동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통행료가 동결될 경우 연 181억 원 상당의 수입감소분 보전이 불가피하다. 재정 보전 추정액은 일산대교 53억 원, 제3경인 78억 원, 서수원~의왕 50억 원 등이다.
이에 심의 과정에서 도 재정 투입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김영민(국민의힘·용인2) 의원은 "민자도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통행료 동결이지만, 경기도 입장에서는 사업자에 181억 원을 보전해줘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 비용을 대납해주는 것"이라며 "사용자가 모두 도민이라는 근거도 없는 데다 일부가 쓰는 것을 지원하는 것에 모두가 합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준환(국민의힘·고양9) 의원은 "도에서 걷는 세금은 줄어드는데 민자도로 통행료를 동결하면 200억 원가량이 투입돼 도 재정을 어렵게 한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동영(민주당·남양주4) 의원은 서민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경기도가 도민의 어려움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도민 아픔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가 노력 중이다.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라도 도민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경기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기형(민주당·김포4) 의원도 "경기도 부담을 늘릴지, 서민 부담을 늘릴지 결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경기도가 부담하는 게 맞다. 서민경제가 특히 어렵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동결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종배(민주당·시흥4) 위원장은 "통행료 동결에 동의하지만, 도의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재정상황 등 신중하게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도는 도의회 의견을 토대로 검토한 뒤 관련 법에 따라 조정사항을 도보에 게재할 계획이다. 사실상 민자도로 통행료는 2024년 3월까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자도로 3곳은 실시협약에 따라 소비자물가지수 변동분을 반영해 매년 100원 단위로 통행료를 조정, 징수하도록 규정돼 있다. 매년 통행료 조정 신고 뒤 4월1일부터 적용된다.
도는 지난해 민자도로 3곳의 통행료 인상을 추진했지만, 도의회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당시 도의회는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소송의 법원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통행료 인상을 무기한 중단하라는 의견을 냈다. 또 제3경인·서수원~의왕 통행료 인상시기는 올해로 연기를 제안했다. 이에 도는 민자도로 3곳 통행료를 이달까지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우민기기자 woomin80@sudokwon.com 우민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