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일부터 공사가 멈춘 대조1구역 사업장

[서울/김종돈 기자]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 과연 정상화의 길은 과연 가능할 것인가? 오늘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릴 가처분 2건의 판결에 따라서 대조1구역의 운명이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은 현금청산자가 제기한 19일로 잡힌 총회에 대한 개최금지가처분이고, 다른 한 건은 조합장 직무정지에 대한 가처분이다.
지난 해에 대조1구역 조합이 은행권에서 대출 받은 이주비 776억에 대한 만기가 오는 1월 31일로 다가오고 있다. 은행권은 오는 1월 19일까지 대출만기 추가대출 협약서를 제출하라고 조합에 통보한 상태이다.
현재 대조1구역 조합 집행부는 2021년부터 조합장 및 임원 전원 해임, 그리고 작년 하반기에는 대의원들까지 연임에 실패하고 가까스로 회생했던 조합장에 대한 직무정지의 소가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제출되면서 조합이 또 다시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그러나 1월 19일 대출만기 연장,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조건 변경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어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서 조합원 A씨가 19일 예정된 총회의 개최금지가처분소를 제기하였고, 조합원들은 이를 막기 위해 탄원서를 징구하여 법원에 제출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산87-11번지 일대 평내1구역(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의 사례를 보면, 대조1구역 앞에 펼쳐질 사태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평내1구역 조합은 은행권 대주단으로부터 오는 1월 29일까지 브릿지론 대출만기 연장이 더 이상 어렵기 때문에 조합원 소유 물건들에 대한 경매를 추진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해당 조합과 비대위가 서로 상대방을 탓하는 사이 조합원들의 재산권이 송두리째 증발될 상황에 처한 것이다. 평내1구역 재건축사업은 기존 아파트 1231가구를 철거하고 전용 46~84㎡로 1843가구를 신축하는 대규모 재건축사업이다. 2009년 3월에 조합이 설립되었고 2013년부터 이주 및 철거를 시작했지만 2024년 현재까지도 착공을 개시하지 못했다.
평내1구역 비대위는 사사건건 소송을 걸면서 조합 업무를 방해하고, 시공사를 두 번이나 교체했다. 두산건설, 서희건설에 이어 세 번째 시공사로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되었지만, 서희건설이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시공자 지위를 다시 회복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은 대주단을 꾸려서 수백억 원의 브릿지론을 끌어왔다. 그러나 사업이 계속 지지부진하면서 고금리의 이자를 제때 내지 못했고 몇 차례의 대출만기 연장 뒤에도 사정이 개선되지 않자 대주단이 결국 대출만기 연장 불가를 통보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시공권을 빼앗긴 컨소시엄 건설사들이 사업비 대여로 인한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수백억 상당의 가압류를 걸어놓은 상태이다. 조합의 부채가 1400억이 넘기 때문에 다른 시행사가 인수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대조1구역은 서울시와 은평구청이 이해당사자들의 협상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조합 집행부와 비대위, 또 다른 배후 세력들의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얽혀 있어 결국 평내1구역 조합의 전철을 밟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존에 해임총회를 추진했던 조합원들과 또 다른 조합원들이 기존 조합장 및 임원 전원, 그리고 대의원 전원을 해임시키고자 해임총회발의 동의서도 징구하고 있다. 이번이 세 번째 해임총회 발의로 알려져 있으며, 조합원들은 이주비대출만기 도래와 해임총회 발의를 놓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기존 집행부에 대한 신뢰도 낮지만, 비대위가 조합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사업을 조속히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는 여론이 비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1일부로 공사는 멈추었고,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조합을 상대로 유치권을 걸어놓은 상태이다.
한편, 대조1구역주택재개발 사업은 서울시 은평구 대조동 일대 11만2000㎡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5층, 28개동에 2451가구와 공동커뮤니티 시설을 신축하는 정비사업이다. 단지명은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