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감은 주민이 부여한 권한으로 지방의회가 집행부의 행정을 점검하는 자리이며,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공적 절차다. 이는 단순한 감사가 아닌 지방자치의 근본 가치를 실현하는 중요한 과정이며, 집행부가 주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검토하는 자리다.
따라서, 행감에 임하는 태도는 곧 시민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직결되며, 신중하고 성실하게 준비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올해 인천광역시의회가 진행하는 행감에서는 이 기본이 무너진 사례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 문제다. 인천시 집행부와 산하기관들 중 일부가 불성실하게 대응하여 의회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자료 제출에 있어서도 반복적인 수정이 있었고, 상임위 사무실이 아닌 본부 사무실에서 행감 준비 자료가 작성되는가 하면,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상임위 직원들이 감사 지원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발생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상의 실수가 아니라, 행감의 중요성과 지방의회와의 관계를 소홀히 여기는 무책임한 태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
정해권 인천시의회 의장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의회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정 의장은 제9대 의회 개원 후부터 여러 회기와 행감에서 충실한 자료 제출과 상임위 출입 자제 등 기본적인 태도를 수차례 요청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태도가 반복되고 있는 것에 큰 유감을 표하고 아울러 그는 “앞으로 본예산 심의 등 중요한 일정에서도 같은 불성실함이 이어질 경우, 의회가 가진 권한을 최대한 발휘해 의회의 위상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이와 같은 의회의 경고는 단지 집행부를 향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지방의회와 집행부 간의 관계에 대한 재정비와 지방자치의 본질을 되돌아보라는 중요한 메시지다. 행정 사무감사는 의회가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집행부의 잘못을 지적하여 더 나은 행정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기회이다. 때문에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필수적인 기능이며, 집행부 역시 이를 마땅히 수용하고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새로운 행정적 과제들이 쌓이고 있는 시기다. 도시 발전을 위한 예산 집행, 시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정책 실행, 그 과정에서의 효율성과 투명성 모두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렇기에 행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며, 의회와 집행부가 성실하고 투명한 자세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실한 태도로 감사에 임하지 않는 것은 곧 시민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이며, 지방자치의 근본 목적을 흔드는 일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인천시 집행부와 수감기관들은 다시 한번 책임감의 무게를 느껴야 할 것이다. 행감의 자리는 의회와 집행부가 대립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시민을 위한 최선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다. 의회는 집행부의 정책이 주민의 이익을 위해 올바르게 실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필요시에는 이를 개선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집행부는 이러한 지적을 경청하고, 실질적인 개선을 통해 더 나은 행정을 구현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의 발전과 주민의 행복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정해권 의장의 발언은 지방의회의 역할과 권한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며, 지방자치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인천시 집행부에 경종을 울리고, 성실하고 책임 있는 행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앞으로 있을 본예산 심의와 기타 주요 정책 결정을 앞두고 집행부가 성실한 자세로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친다면, 이번 논란은 지역사회를 위한 성장의 계기가 될 것이다. 의회와 집행부가 상호 존중 속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나아가는 성숙한 지방자치의 모습을 기다려 보며 이러한 현상은 비록 인천시 뿐만이 아닌 기초자치단체 모두가 동일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옹진군이나 강화군처럼 규모가 작은 자치단체일수록 더욱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질의하는 지방의원들의 자질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주민을 위해서는 미래지향적인 의회와 집행부와의 관계로 오로지 주민을 위한 행정만이 집행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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