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방역 방해’ 무죄…횡령혐의는 징역3년 집유(종합)

재판부 "모든 신천지 시설·교인명단 요구는 역학조사 아냐"
신천지 자금 횡령 및 업무방해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2021년 01월 13일(수) 20:10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지난해 3월2일 오후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에게 법원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총회장은 이번 재판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지난 2월 대구에서 신천지 신도 확진자가 나온 이후 방역당국에 협조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경기 가평군에 신천지 연수원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신천지 자금 등 50여억 원을 횡령한 혐의와 지자체 허락을 받지 않은 채 종교행사를 진행한 혐의 등에 대해선 유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미경)는 이날 오후 2시 수원법원종합청사 204호 법정에서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총회장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감염병예방법에 의하면 역학조사는 ‘감염병환자등의 발생 규모 파악, 감염원 추적,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한 활동’을 말한다"며 "역학조사의 내용, 시기, 방법에 대해서는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시행령에서 정하는 역학조사의 내용은 감염병 환자 등 인적사항, 발병일, 발병장소, 감염원인, 감염경로, 환자의 진료기록 및 그 외 감염병 원인 규명과 관련된 사항으로 정하고 있다"며 "역학조사 방법은 설문조사, 면접조사, 인체나 환경 또는 매개 곤충이나 동물의 검체 채취 및 시험, 의료기록 조사 및 의사 면접으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제출을 요구한 것은 감염병환자등의 인적사항이나 발병장소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감염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신천지 시설과 교인명단을 요구한 것이므로 역학조사의 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는 역학조사를 위한 자료수집 또한 역학조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역학조사는 인적사항, 방문장소, 만난 사람 등에 관한 정보가 노출돼 개인의 사생활 보장에 관한 기본권을 제한하고, 형사처벌의 전제가 되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범위를 확장해 해석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총회장의 업무상 횡령, 특정경제범죄처벌법 위반(횡령) 혐의와 관련해서는 모두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신천지 지파 관리자금 횡령 혐의에 대해 "신천지 규약 등에 의하면 개인에 대한 찬조금 전달은 금지되며 찬조금 등 모든 재산은 신천지 선교재산이 된다고 규정돼 있다"며 "교인들이 총회장 개인을 위해 헌금을 하거나 후원금을 내지 않는다는 지파장 진술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역시 계좌에 입금된 돈은 모두 교회 돈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적도 있다"며 "이에 교인들이 피고인 개인을 후원하기 위해 지급한 돈으로 알고 있었다는 피고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평화의 궁전 관련 횡령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은 신천지 돈으로 취득한 부지와 건물에 대해 피고인과 A(전 세계여성평화그룹 대표) 명의로 각 1/2 지분씩 소유권등기를 했다"며 "즉 자신의 부동산 취득을 위해 신천지 자금을 사용한 것이므로 그 부동산의 용도와 관계 없이 신천지 자금을 횡령하였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평화의 궁전 용도를 보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전입신고를 하고 1달에 최소 10일 이상 실제 거주하였던 점, 이에 반해 신천지 행사는 연 평균 10회도 열리지 않았던 점을 보면 신천지 연수원이라기보다 피고인이 거주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유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달 9일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총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신천지 측의 위법행위로 방역 골든타임을 놓치게 해 국민이 위험에 노출됐다"며 "공권력을 무시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9월 3일 시작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약 4개월여 동안 공판준비기일 3차례, 공판기일 15차례 등 총 18차례에 걸쳐 재판이 진행됐다.
이 총회장은 이날 재판이 시작되기 10여 분 전에 휠체어를 탄 채 마스크를 착용하고 법정에 들어왔다. 백발의 이 총회장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피고인석에서 변호인들과 함께 재판이 시작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이 총회장 변호인 측은 이날 선고공판이 끝난 뒤 신천지교회 측을 통해 취재진에 재판 결과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이 총회장 변호인 측은 "감염병예방법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한다"며 "하지만 횡령 등에 대해 죄를 인정한 것에 대해선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밝혔다.
이어 "무죄가 선고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항소를 통해 적극 소명하고 다시 한 번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고자 노력하겠다"며 "이와 별개로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회장은 지난 2월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교인명단, 예배자명단, 시설현황 등을 거짓으로 제출하고,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개인 주거지 신축과정에서 50여억 원의 종교단체 자금을 임의로 쓰고, 수원 월드컵경기장 등 공용시설을 승인받지 않고 교인을 동원해 무단으로 점거하거나 위장단체 명의로 빌려 불법 행사를 진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총회장은 이러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가 같은해 11월 법원의 보석신청 인용 결정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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