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소방시설은 주택용 마스크 윤지원/ 송탄소방서 소방교

2021년 03월 16일(화) 10:09

송탄소방서 재난예방과 소방교 윤지원

우리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코로나라는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외부인이 있는 곳이라면 실내외를 불문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오고 있다. ‘가장 안전한 곳은 집’이라는 문구가 생겨나기까지 우리는 국민 특유의 단합력을 발휘하여 철저히 마스크를 착용해왔고, ‘한국’하면 ‘K-방역’이라는 수식어가 붙기에 이르렀다.

우리가 이토록 마스크 착용에 철저했던 것은 사랑하는 내 가족을 위해서, ‘집으로 가져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것만 가져가고 싶은 “집”에서는 과연 어떤 것을 해야 할까?

소방청 화재 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 발생한 화재 총 38,659건 중 단독 및 일반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10,664건으로 전체 화재의 27.6%를 차지한다. 사망자는 총 365명 중 183명(50.1%)으로 무려 절반이 넘는 수치이며, 최근 5년간 화재 통계를 살펴보아도 주택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화재의 42.5%로 매년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2017년 2월 5일부터 모든 주택의 소유자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되었지만, 소방청에서 실시한 2020년 전국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설문조사 결과 설치율은 39.7%에 불과했다.

10가구 중 4가구만 설치한 이 주택용 소방시설은 소화기와 화재경보기 2가지를 말한다. 소화기 1대는 화재 초기에 신속 진압이 가능하여 소방차 1대와 동일한 효과가 있으며, 화재경보기의 경우 화재 시 발생하는 연기를 감지하여 경보음을 울려 대피를 도와준다. 이토록 생명 수호에 탁월한 주택용 소방시설은 구입과 설치도 간단하다.

대형마트나 소방용품업체 또는 인터넷에서 구입 가능하며 약 3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소화기는 구입하여 출입구 옆에 비치하고, 화재경보기는 구획된 실(방)마다 천장에 부착하기만 하면 된다.

송탄소방서에서는 주택용 소방시설에 대해 널리 알리고 설치율을 높이기 위하여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재난취약계층 무상 보급, 소규모 숙박시설 객실 내 무상 보급을 실시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그 어떤 노력도 국민들의 참여 없이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된다. 주택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50%를 넘긴 바로 이 시점이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집은 우리에게 큰 행복감을 주며, 가장 편한 상태로 휴식할 수 있는 곳이다. 즉, 가장 무방비한 상태로 있으면서도 조금의 불행도 원치 않는 곳이다. 우리가 마스크 착용으로 코로나를 예방해 왔던 것처럼,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로 주택 화재를 예방하여 다가오는 봄철 따뜻한 일상을 보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