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시의원 부동산 투기 관련 전수조사 무산 고양/허윤기자 hu1103@sudokwon.com

2021년 04월 03일(토) 10:23

[고양/허윤 기자] 고양시의회 전체 의원 33명에 대한 부동산 투기 관련 조사가 시의원들 사이 이견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2일 고양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구성원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의원 총회를 열었다.
총 33명의 의원 중 20여 명이 참석한 총회에서 부동산 투기 관련 2차 전수조사 촉구와 의원 자진조사 요청의 건이 다뤄졌다.
특히 이번 총회는 의원들의 배우자와 형제들까지 포함된 부동산 관련 조사 여부를 논의하기로 해 그동안 LH발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고양시 공직자들에 대한 조사를 촉구해 온 시의원들이 자진 조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의원들은 총회에서 조사를 의뢰할 기관과 조사에 필요한 개인정보동의 등을 두고 계속 엇갈린 주장을 펼쳤다.
정당 간 이견보다는 의원 개인 간 이견으로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A의원은 "의원들 조사를 맡길 기관이 고양시 감사관실이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또 형제들을 포함하기 위해 개인정보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거부할 경우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B의원은 "의원과 배우자는 이미 재산 공개가 돼 있어 부동산 내역 등이 확인된다"며 "조사를 맡기는 게 의미가 있는 일인지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진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의 의원들은 이 같은 주장들이 '핑계'라고 맞섰다.

C의원은 "고양시 공직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정당별로 촉구하고도 정작 의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 요구는 이런저런 핑계만 주장하고 있다"며 "시 감사실이 아니라면 조사 기관을 경기도나 경찰에 의뢰해도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D의원도 "투기를 해도 주변 사람들 명의로 했을 것이라고 시민들은 생각하는데 그런 불신을 해결하려면 형제들까지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며 "일부 의원들이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총회는 일부 의원들이 자리를 떠나면서 소수의 의원들만 남았고 결국 각 정당 대표들 간 다시 협의하기로 하고 마무리됐지만 논의가 다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의원 조사를 당론으로 정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개인정보제공 동의서 제출 등에 대한 협의가 마무리되면 관련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양시는 정부의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창릉신도시와 관련 소속 공무원 4050명을 대상으로 3차례에 걸쳐 토지거래내역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전수조사 결과 창릉 신도시 지구 내 토지 매입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도시 인근지역 매입 내용은 확인됐는데 이 마저도 투기 개연성이 낮지만 확실한 의혹 해소를 위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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