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년 짧은 생을 살다 나라 위해 순절한 운계 정뇌경(鄭雷卿)선생 삼학사(윤집·오달제·정뇌경)와 끝까지 항쟁·척화 주장 광주/윤재갑기자 yjk1868@sudokwon.com |
| 2021년 05월 19일(수) 1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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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뇌경(鄭雷卿)은 조선 인조(仁祖)때의 인물이다. 역사속의 한 인물이 32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가 나라를 위해 순절(殉節)한 역정을 더듬어 생(生)을 심양에서 비참하게 마치게 되었는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당시 삼학사(三學士)에 버금간 그의 삶과 생애를 곱십어 보며 당시 척화에 앞장섰던 그를 세상을 널리 알리고져 한다. <편집자·주>
남한산성 역사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해 옛 광주(廣州)의 대표적 상징성을 가진 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은 고대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의 용광로라 할 수 있다. 남한산성에는 역사와 자연환경이 복합적으로 잘 어우려 있고 그 성벽 둘레에 자리 잡은 마을과 도시에는 이 땅을 이용했던 사람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남한산성 내 ‘현절사’에는 병자호란때 목숨을 걸고 싸운 삼학사 외에 척화신 김상헌(金尙憲)정온(鄭蘊)의 위패가 모셔져 있고 이를 위로하고 충절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사당으로 지금도 매년 제사를 지낸다. 병자호란때 남한산성이 청 태종의 12만 대군에 포위됐을 때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해 패전 후 청나라 심양에 끌려가 죽음을 당한 윤집, 오달제, 홍익한 위패가 모셔져 있으며 또한 소현 세자와 함께 중국 심양에 인질로 갈 때 자청해 따라나섰다 심양에서 참혹하게 순절한 운계 정뇌경(鄭雷卿)도 이 기회에 추향(追享)함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운계 선생의 묘는 광주시 장지동에 있다. 본관은 온양(溫陽)이고 자는 진백(震伯)이며 시호는 충정(忠貞)이다. 23세에 문과에 장원급제해 성균관 전적(典籍)을 시작으로 이조(吏曹), 병조(兵曹), 호조(戶曹)의 좌랑(佐郞)을 거쳐 병자호란 때에는 홍문관, 교리(校理)로 인조(仁祖)를 호종해 남한산성에 입성, 독전어사(督戰御使)로 윤집, 오달제 등과 함께 활약했다. 소현 세자가 중국 심양에 인질로 갈 때에 아무도 따라나서는 신하가 없었으나 정뇌경은 자청해 따라나섰다.
세자시강원(世子侍講院)의 문학으로 세자를 배중해 중국 심양에 들어가 세자의 왕재교육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때 정명수(鄭命壽)라는 청나라 역관(譯官)의 악행을 보다 못해 그를 제거하려고 계책을 세워 실행하였으나 오히려 모함에 걸려 청나라에서 참혹하게 순절했다.
조선 조정에서는 그의 유가족에게 삼학사의 유가족과 동등하게 대우하였고 종2품, 의정부좌찬성에 중직하고 정조(正祖)때에는 그의 신주를 불천위로 할 것을 허락하고 충신정려문을 세우도록 했다.
운계(雲溪)정뇌경(鄭雷卿)의 출생과 성장과정
정뇌경은 1608년(선조41)7월4일에 충청도 온양에서 태어나 2살 때 부친을 여의고 부친의 얼굴도 모르고 자란 고아(孤兒)였다. 모친은 연산서씨(連山徐氏)로 증(贈)병조참판 서주의 따님인 독자인 정뇌경을 키우며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정성을 들여 키웠으며 특히 가진(家親)이 없는 외아들을 교육하는데 심혈을 가울였다.
공은 어려서부터 총명함이 뛰어났고 글을 읽게 되면서 공부에 힘써 경서(經書)에 박통(博通)했으며 글을 잘 지었다고 한다. 또한 어른다운 기개와 도량(度量)이 있어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는 상대가 되지 않았으며 학업에만 열중하며 자랐다. 조금 성장해서는 그의 이모부인 기평군 유백증에게 수학했으며 문장력이 날로 진보해 20세가 못돼 사림(士林)들의 추앙을 받아 왔고 성품은 충효(忠孝)롭고 강개했으며 절조(節操)가 있었다. 그는 강직(剛直)한 성품의 소유자요 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누구보다도 강한 이모부의 문하에서 학문을 닦은 정뇌경(鄭雷卿)의 성품도 자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지 않았다. 그것은 정뇌경이 문화에 장원급제 한 후 관직에 나아가 관료 생활을 하면서 나타나는 행적에서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뇌경의 모친 서(徐)씨의 정성도 대단해 자기의 친정에 호소해 공을 형부(兄夫)인 유백증의 문하에 입문시켜 자애로우면서도 엄한 교육을 시키기 위함이었다. 정뇌경의 나이 19세이던 인조 5년(1627)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해 성균관 생원(生員)으로 입문해 본격적인 과거시험을 준비하게 된다.
2년 뒤 1629년(인조7년)에 4살 아래인 파평윤씨(坡平尹氏)를 배필로 맞아 혼인, 윤 부인은 도사(都事)윤상형의 딸이다. 공은 현숙한 부인을 만나 더욱 학문에 열중할 수 있었으며 1630년(인조8년)에는 명나라 황태자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베푼 별시(別試)문과에서 장원으로 급제했다. 사마시에 합격한지 3년만의 일이다. 1632년(인조10년)11월에 아들 유악(維岳)을 낳았고 홍문관(弘文館)수찬으로 승진하는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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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뇌경(鄭雷卿)의 관직생활
정뇌경은 사마시(司馬試)에 합격 성균관의 생원으로 입문한지 3년만에 인조(8년)10월1일에 명나라의 황태자 탄생의 축하를 겸해 상례(常例)대로 별시(別試)가 베풀어졌다. 그의 나이 23세이다. 정뇌경은 이 별시에서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했다.공의 장원급제 사실이 인조실록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다. ‘황태자 탄생의 경사로 인해 별시를 베풀고 정뇌경’ 등 10인을 뽑았다’ 조선시대에는 대과(大科)에 장원(壯元)으로 급제한 사람은 의례히 성균관 전적(정6품)으로 임명되는 것이 통례였다. 그래서 정뇌경은 급제하자마자 성균관 전적에 등용됐다. 이듬해에는 같은 품계의 좌랑(佐郞)으로 공조, 예조, 병조에서 근무하게 된다. 윤의립은 정뇌경이 업무를 명쾌하게 처리하고 매사를 치밀하고 조리 있게 집행하는 것을 보고 극히 칭찬했다. 그때 나이 25세이다. 인조 10년(1632) 4월에는 정뇌경의 학문을 인정받아 홍문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는데 부수찬(副修撰)으로 임명되면서 학문연구에 몰두하게 됐다.
삼학사(三學士)등과 끝까지 항전을 주장하다.
정뇌경은 세자시강원이 사서를 겸해 남한산성에 함께 들어 온 세자를 보필하고 삼학사(三學士)중에 윤집(尹集),오달제(吳達濟)와 더불어 감상헌과 정온을 추종하면서 척화(斥和)를 주장했다. 윤집, 오달제와는 같은 언관으로 있으면서 병자호란이 발발하기 전부터 대명의리를 주장하며 청나라와 외교를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세사람은 당시 조정의 젊은 엘리트 중에 엘리트였다. 모두 청요직에 있으면서 뜻이 같은 척화신들로 정뇌경과는 사상적으로 일맥상통하는 가까운 사이였다. 남한산성에서 청군에 포위된 채 불과 12,000여 군사와 두 달분의 양식만을 가지고 항전하던 조선군의 현실은 참으로 비참했다. 그러나 남한산성에 입성한 인조는 처음부터 결사항전 할 것을 결심했다.
정뇌경은 젊은 신료로서 나라가 청나라 손에 넘어가는 비극적인 현실을 개탄하고 인조가 옷을 갈아입고 청군 진영에 가는 것을 목격한 후 다음과 같은 시 한 수를 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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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복(禦服)을 청성(靑城)에서 바꿔 입는 날
종묘사직이 되놈 손에 망할 줄이야
온 조정 고관님들 다 따라왔지만
마침내 충신은 한 명도 없네.
인조가 남한산성에 피신한 채 척화냐 화의냐를 전하려 했으나 강화도가 함락되고 봉림대군과 인평대군이 잡히자 할 수 없이 인조는 치욕적인 항복을 함으로써 패전이라는 쓰라린 상처를 조선사회에 안겨 준 것이다.
소현세자(昭顯世子)와 함께 중국 심양에 가다.
남한산성에서 인조가 출성해 삼전도(三田渡)의 수항단(受降檀)에 나아가 치욕적인 항복을 함으로써 병자호란의 전쟁은 끝나게 되었으나 항복 조건으로 소현세자(昭顯世子)와 봉림대군(鳳林大君)은 심양(瀋陽)에 인질로 끌려가게 됐다. 세자를 따라갈 신료들을 선발했으나 재상을 비롯한 모든 신료들이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정뇌경은 자청해 세자를 배종하겠다고 나섰다. 당시 홍문관 교리로 독전어사를 겸하고 있었으나 전쟁이 끝남으로서 인조는 그를 세자시강원의 문학으로 임명해 세자와 함께 동행하도록 했다. 동료인 윤집과 오달제가 사지로 끌려감을 직접 목격함에도 불구 자청해 심양으로 가겠다고 나선 것이다.
민족반역자, 매국노인 정명수(鄭命壽)의 악행
정뇌경은 자기 일신을 돌보지 않고 당시 민족반역자요. 매국노인 정명수(鄭命壽)를 제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경주하였으나 한 재상(宰相)의 배신으로 32세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게 됐다. 당시의 정황을 짐작해 보면 정명수를 제거하려던 계획이 발각된 후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고자 했다면 얼마든지 지탱할 수가 있었으리라고 보여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조선의 선비로서 끝까지 절개를 지키고 구차하게 오랑캐들에게 굽실거리지 않았던 사실과 조선 조정에 누를 끼칠 것을 생각해 자신을 희생한 숭고한 정신을 후세의 왕이나 조정의 신료들은 그를 높은 평가를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정조는 그의 충절을 삼학사와 대등하다고 인정하였던 것이다. 또 하나의 정뇌경은 병자호란때 패배한 조선 조정이 청나라의 종속국이 돼 소위 한 국가의 체통이 얼마나 처참하게 땅에 떨어졌는지를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정뇌경(鄭雷卿) 최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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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9년(인조17기묘) 4월18일 이 날이 운계공(雲溪公) 정뇌경이 중국 심양(瀋陽)에서 순절(殉節)한 날이다. 인조의 장남인 소현세자(昭顯世子)가 심양에 불모로 잡혀가서 기록한 심양일기의 1639년(인조17)4월18일자 내용을 살펴본다.
나라를 위해 죄 없이 적국에서 비참하게 32세의 젊은 나이로 나라를 위해 끝내 절개를 지키다 통한의 생을 마감한 정뇌경.
정뇌경은 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조금도 얼굴의 표정이나 옷매무새가 전혀 흐크러짐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평소에 입던 옷을 관복으로 갈아입고 당당히 조선의 세자시강원의 필선이란 직책을 가진 관료로서 최후를 마치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정뇌경의 시신을 수습하는데 있어서도 세자가 각별히 수의와 모든 상구를 준비해 관에서 내려 주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다음날인 4월 19일에 빈소를 차려놓고 관소안에서 제수를 준비해 선전관 안발을 보내어 제사 지내게 했다. 4월 20일에는 정뇌경의 영구가 심양을 출발했다. 세자가 내관 박지영으로 서울까지 호송하게 하였는데 의주에 이르러 부윤 황일호가 노제를 지내고 제문은 시강원의 신료로 해금 지어 바치게 했다. 인조는 왕실에서 능 자리로 선정해 두었던 광주 경안에 있는 성종의 태실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을 하사해 예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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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성품이 강직하고 불의에 영합하지 않아
정뇌경은 타고난 성품이 강직하고 강개했으며 불의에 영합하지 않고 다른 척화신들과 더불어 철저한 향명배청 사상에 젖어 주화파의 관료들과 교류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정뇌경은 어려서부터 그의 이모부인 유백증에게 수학했으며 자연스럽게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조선 역사속에는 나라를 위해 충성스럽게 살다가 살신성인한 인물이 많이 있다. 정뇌경의 경우 23세라는 젊은 나이에 대과에 장원급제해 장래가 촉망되는 관료로서 승승장구 출세의 길이 열려있고 더구나 왕의 전적인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는 신료로서 자기일신의 영화만을 생각했다면 얼마든지 심양에서 청나라에 의한 죽임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목숨을 바쳐 충성하며 순국한 충신들이 무수히 많으나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람도 있고 역사 속에 묻혀버린 사람도 많이 있다. 정뇌경은 죽은 후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속에 하나의 기록으로 남아 있을 뿐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인물이였다. 그의 짧은 인생을 더듬어 보고 그의 충절을 살펴 후세에 널리 알리고져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 각계층의 역사학자와 온양정씨(溫陽鄭氏)충정공파 대종친회장 정성희(鄭成熙)님께 적극적인 협조에 감사드린다.
한편 정회장님은 “올해 온양정씨의 족보편찬에 종친회 회원들과 함께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며 충성스럽게 살다가 살신성인한 선조님의 얼을 받들어 지역사회 발전에 최선을 다해 나가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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