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부지 갈등' 격화…서울시 "정치공세 말라"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2021년 10월 11일(월) 11:22

[유한태 기자] 서울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 활용을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강남구가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 3000호 공급계획' 철회를 요구하면서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히자, 서울시가 "정치 소재로 악용하는 공세를 중단하라"며 일침을 가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공공주택 3000호 공급계획은 당초 서울시가 아닌 정부의 8·4 주택공급 정책으로 발표된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을 정치소재로 악용하는 공세"라고 규정했다.

앞서 정 구청장은 전날 서울의료원 부지에 대한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변경 열람공고와 관련해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독단적으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할 경우 행정소송을 비롯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구와 사전 협의없이 추진된 열람공고를 당장 중단하라"며 "공공주택 3000호 공급계획을 먼저 철회하고 서울의료원 부지에 대한 개발계획을 강남구와 충분히 협의한 뒤 추진해달라"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전날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옛 서울의료원 부지를 맞바꾸기 위해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 열람공고'를 실시했다.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에 지상 연면적의 20~30% 이내로 공동주택을 계획하도록 지정하는 내용이다. 이는 송현동 부지에 공원화를 추진 중인 서울시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송현동 땅을 넘겨받는 대신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를 내어주기로 한 데에 따른 후속 절차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2016년 9월 발표한대로 서울의료원 부지를 국제교류 중심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부지에 주거용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회) 산업' 발전이 요원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에서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의 20~30%는 주거비율로 최소한만 지정하고 나머지 70~80%는 업무, 회의장 등 기존용도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라며 "지난 8월 강남구청을 방문해 사전 설명했고, 지난 6일에도 구청에 협의를 요청했는데 협의 과정이 없던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해 서울의료원 북측 부지에 공공주택 3000호를 짓겠다고 발표한 것와 관련해서도 "남측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변경을 결정한 뒤 지역의견 수렴,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다양한 도입 용도를 마련할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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