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영 의장 “황매화의 동두천,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 것” 동두천/고명현기자 hyungo@sudokwon.com

2021년 11월 16일(화) 17:16

[ 동두천/고명현기자] 동두천 토박이 정문영 동두천시의회 의장은 자영업을 운영했던 경험으로 누구보다 시민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장밋빛 전망보다는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한다. ‘황매화’ 알리기도 그 일환이다. 정 의장은 누구나 찾아와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거와 환경, 교육, 문화, 일자리 등 모든 분야에서 동두천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를 만나 동두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 시민 정문영 스스로에 대한 소개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동두천에서 태어나서 수십 년 동안 동두천에서 자영업을 운영했던 토박이다. 보통의 아내이자 엄마이면서 가게 사장인 평범한 시민이다. 먹고 살기 위해 시작했던 조그만 화장품 가게에 온 힘을 다 쏟아 노력한 결과 전국 각지에, 그리고 멀리 몽골에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제법 성공하기도 했다. 물론 실패와 좌절도 겪었다.

그 과정에서 30년 넘는 세월 동안, 자연스럽게 이웃 시민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시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바람들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었고,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고향 동두천을 위해 일해보고 싶어서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다.


- 고향 동두천에 대한 애정이 참 각별한 것 같다. 동두천의 장점과 자랑거리를 꼽는다면.

우선, 동두천은 정말 자랑스러운 애국도시라는 점이다. 동두천의 안보희생이 없었다면 ‘한강의 기적’이라는 대한민국의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동두천은 대한민국의 방파제이자 자유민주주의 지킴이다. 국가를 위한 숭고한 헌신은 군인이나 경찰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한 지역으로서 동두천은, 그래서 마땅히 국가적 보훈의 대상이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동두천은 참 아름다운 도시다. 멋진 6산이 둘러싸고 있는 동두천은 그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숲이자 공원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산들이 도시 전체를 에워싸고 있는 지역이 많지 않다.
또한 맛과 멋이 살아 숨 쉬는 도시다. 동두천만큼 맛집들이 많은 도시가 흔치 않다. 그리고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문화와 예술의 숨결이 곳곳에 서려 있는 곳이다.


- 평의원으로서 2년, 그리고 의장으로서 1년 반 가까이 의정활동을 펼치면서 보람을 느낀 일이 있다면.

평의원 시절이던 제8대 전반기 때부터, 저는 시화인 황매화를 동두천의 관광자원으로 개발하자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도시 생존을 위한 전략의 키-포인트는 그 도시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고유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이전부터 훌륭한 아이템이 하나 있었다. 오래 전부터 시의 상징이었던 황매화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정작 황매화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다행히도, 황매화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며 그 전략적 활용을 제안해 온 제 노력의 결과로, 얼마 전부터는 이제 많은 시민들께서도 황매화를 알게 되셨다. 여러 사회단체에서 황매화 심기에 앞장서고 있고, 시에서도 시 곳곳에 황매화를 식재하고 있다. ‘동두천’ 하면, 자연스럽게 ‘황매화’가 연상되도록 동두천을 황매화의 도시로 만드는 노력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나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긴다. 황매화의 꽃말은 ‘숭고한 기품’이다. 황매화는 과거 기지촌이었다는 동두천의 어두운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의장으로 재임하면서 힘들거나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

여러 훌륭하신 의원님들, 그리고 열과 성을 다해 의정활동을 보좌·지원하고 있는 의회사무과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덕분에, 특별히 어렵거나 힘든 점은 없었다. 다만, 본질적으로 의회는 집행부와 대립하는 위치에 놓여 있고, 따라서 일정 부분 견제와 그로 인한 갈등을 피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의장으로서의 고민이 깊을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의회와 집행부 간 의견 대립은 결국, 시민행복과 동두천 발전을 위한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촉매라고 본다.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를 존중하고 정중히 배려하는 바탕 위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토론과 협의를 계속해 간다면 시 발전을 위한 더 나은 해답을 함께 찾을 수 있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의회와 집행부가 시민행복 실현을 위한 공화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 가도록 의장으로서 더 노력하겠다.


-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와 도시소멸 위기는 비단 동두천만의 문제는 아닐 테지만, 동두천의 인구감소 추세는 우려스러운 수준인 것 같다. 인구감소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은?

실제 동두천 인구 감소의 폭과 속도가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동두천 발전을 기대하기에 앞서, 당장 동두천 소멸을 걱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은 곧 동시에 동두천 인구를 늘리는 방안이며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된다.

누구나 찾아와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거와 환경, 교육, 문화, 일자리 등 모든 분야에서 동두천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저는 세 가지 길을 제안합니다. 첫째, 시화인 황매화 등을 활용하여 동두천만의 정체성과 지역 특성을 살리는 대표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 둘째, 동두천을 명품 교육·문화도시로 만드는 것, 셋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동두천이 선도하도록 스마트 팜과 같은 친환경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 ‘누구에게나 늘 열려 있는 의장실’ 이기에 의장님을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을 것 같다. 각별히 기억에 남는 방문객이 있다면?

두 달전 쯤, 시민 김리진 님께서 의장실을 찾아오신 것이 가장 기억에 오래도록 남게 될 것 같다. 6.25 당시 미8군 사령관으로서 낙동강 전선에서 유엔군 결사항전을 지휘했던 월턴 해리스 워커 장군 추모기념사업회장이다. 저도 사실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지난 7월 경에 김리진 워커대장추모기념사업회장께서 제게 소포를 하나 보내오셨는데, 김리진 회장 본인이 걸어온 삶이 그대로 담긴 활동내역과 사진, 보도자료 등을 읽어보고 그 뜻깊은 삶에 큰 감명을 받았다. 역시 군인이었던 김리진 회장은 워커 장군의 순직 장소가 어디인지조차 모른 채로 그 분을 추모하는 기념비 하나 없다는 것을 정말 안타깝게 생각했고, 그래서 1979년에 사비를 털어 ‘워커대장추모기념사업회’를 설립했다. 그리고 미군 자료를 받아 끈질기게 조사한 끝에 마침내 1986년에야 지금의 도봉역이 워커 장군의 순직 장소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듬해에는 추모기념비를, 2009년에는 순직 지점 표지석을 세웠다.

김리진 회장은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워커 장군처럼 누군가에게 소중한 남편, 아버지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니 내가 직접 사재를 털어 평생 그 분을 기억하는 일을 한 것이다. 올해 96살인 내가 살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워커 장군의 삶을 ‘기억’하며 살아온 내 한평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누군가 꼭 ‘기억’해 주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김리진 회장님께서 우리 동두천의 시민이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


- 평소 책을 가까이 하신다고 들었다. 혹시 근래 읽으셨던 책 중에서 시민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세계미래보고서 2021’이라는 책을 추천한다. 지금의 코로나 혼란 이후, 인류의 삶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어떤 질서로 재편될 것인가? 에 대한 학자와 각계 전문가들의 진단과 전망이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면서 다가올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실마리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한 권의 책은 ‘가이아의 정원’이다. 이 책은 각자의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생태정원을 가꾸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 것은, 우리들 생활방식의 작은 변화가 곧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나아가서는 나라 전체의 의미 있는 변화로 발전된다는 사실이다. 진보와 발전은 바로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되고 퍼져나간다는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 끝으로, 코로나 시대를 힘겹게 극복해 가고 있는 동두천시민들에게 용기와 격려의 한 말씀 부탁드린다.

시민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버티고 있다. 끝을 모르는 지역경제 침체가 너무 걱정스럽다. 심지어, “코로나 걸려 죽기 전에 굶어 죽게 생겼다”는 시민들의 하소연이 정말 가슴 아프다. 하지만 해가 뜨기 직전인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한다. 우리가 지나고 있는 이 깜깜한 암흑의 터널도 언젠가는 곧 끝날 테고, 머지않아 곧 밝은 햇살을 다시 맞이할 거라고 확신한다. 우리 모두는 한마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다시 다가올 밝은 내일을 준비하면서 시민 대표인 의회는 언제나 시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 경청하고 소통하는 의회, 연구하고 공부하는 의회, 발로 뛰는 현장 의회로서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 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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