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총사퇴…윤호중 비상대위 체제로 송영길 "결과 겸허히 수용…국민 믿고 다시 시작" "평당원으로 돌아가 민주당 발전위해 노력할 것" 원내대표 임기 문제…"25일 앞당겨 선출" 주장도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2022년 03월 10일(목) 18:15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 총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지도부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평소 책임정치를 강조해왔다"며 "당대표로서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직을 사퇴하고자 한다. 최고위원들도 함께 사퇴 의사를 모아줬다"고 밝혔다.
그는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치열했던 대선이 끝났다. 이재명 후보 너무 고생하셨다. 윤석열 당선인 축하한다. 국민 통합을 위해 애써주길 바란다"며 "우리는 투표로 보여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면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준 1600여만 명의 국민들에게,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당대표로서 승리로 보답하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농부가 밭을 탓하지 않듯이 국민을 믿고 다시 시작하자"며 "우린 그렇게 이겨왔고 이겨나갈 것"이라고 지지자들을 위로했다.
송 대표는 "돌아보면 아쉬움만 남을 것 같아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소회를 밝힌 뒤 "전 앞으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반구제기(反求諸己,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남을 탓하지 않고 자기 자세와 실력을 탓함)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당의 발전과 5년 뒤로 미뤄진 4기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어떤 수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회견에는 최강욱, 강병원, 김영배, 백혜련, 전혜숙, 김용민, 이동학, 김주영 최고위원 등 지도부 전원이 함께했다.
대선 패배로 뒤숭숭한 당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으로는 윤호중 원내대표가 내정됐다. 민주당은 내일(11일) 의원총회를 열고 윤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한 비대위 구성안에 대해 의원들에게 보고하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윤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해서 중앙위원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비공개 최고위에선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 대응과 6월 지방선거 준비에 전념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민주당 원내대표 임기는 지방선거 한달 전 인 오는 5월까지로 선거 준비가 한창일 때 비대위 수뇌부 교체가 불가피하다.
고 수석대변인은 "(원내대표로) 새로운 정부와 협의하는 일과 굉장히 무거운 일이 많은데다가 조속히 입법해야할 일도 많고 그런 중에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비상대책위원장을 하기는 많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며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겨서 3월 25일 안에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를 당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송 대표가 이 후보에게 전화해 상임고문으로서 향후 당에 여러가지 기여를 해주고 도와달라고 했고, 이 후보가 수락했다"고 했다.
전날 열린 제20대 대선 결과 1639만표를 득표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14만표를 얻은 이 후보를 25만여표차로 꺾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