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 한 그릇 소탈한 정겨운 일꾼 되겠습니다” 동두천시의회 김승호 의원 인터뷰 동두천/고명현기자 hyungo@sudokwon.com

2022년 03월 20일(일) 15:39

[ 동두천/고명현기자] ◇8년 가까이 재선의원으로 활동해 오셨습니다. 이제 제8대 의원 임기를 마무리하며 느끼는 그간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 그리고 지방자치의 의의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근 8년 동안, 나름 열과 성을 다해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저를 선택해 주신 시민들의 응원과 격려 덕분입니다. 그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나온 시간을 되짚어 보면서, 김승호를 믿고 의원직을 맡겨 주신 우리 시민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초선 때의 느낌과 재선 후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선 의원 시절에는 대체적인 시정의 개요를 파악하며 전체를 개관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제8대 의정활동에서는 좀 더 예리하게 시정 전반의 세부적인 부분을 살피면서, 보다 구체적으로 우리 시 당면과제와 그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연구·검토하게 되었습니다. 전체에서 부분으로, 다시 전체로, 이렇게 숲과 나무를 번갈아 살피는 과정에서 시 발전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와 정책들이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정치’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정의를 내리기는 무척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란 복잡하고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선 시의원으로서, 저는 ‘정치란 부분이익과 전체이익의 조화를 위한 노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민 개개인의 행복 추구를 도우면서, 동시에 시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에 동두천 지방자치의 목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동두천의 부분이익과 전체이익을 잘 조율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동두천 지방자치의 존재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의정활동 과정에서 특별히 보람을 느끼는 성과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8년 의정활동을 통해 제가 시 발전을 위해 줄기차게 제안하고 주장했던 제안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200억 원 넘게 투입된 어수로 확장공사가 6월 말에 완료될 예정입니다. 또한 경찰서 진입도로 직선화 사업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세아프라자 인근 유흥가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는 것도 토지 매입이 거의 완료되어가는 단계입니다. 농협 하나로마트 옆 주차장 조성도 완료되었습니다.

생연로를 중심으로 한 두드림 5060 청춘로드 조성사업도 1·2·3구간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사업 시작부터 끝까지, 제가 많은 관심으로 여러 아이디어를 내서 사업 성공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롯데마트에서 송내삼거리에 이르는 전철 하부공간에 4억6천만 원을 들여 운동기구 등 체육시설을 마련해 시민 휴게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도 반가운 성과입니다. 시청 뒤 방치되어 있던 구 배수지를 주차장과 공원으로 단장해서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게 된 것도 참 기쁜 일입니다.





◇‘우리 동네 시의원’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지셨는데, 친근하면서도 소탈한 의원님의 이미지와 잘 어울려 보입니다. 그 별명에 어떤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장 작은 단위가 바로 통·반이고 바꿔 말하면 ‘우리 동네’입니다. ‘자치(自治)’라는 한자를 풀어보면 ‘스스로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주민자치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그 규모와 범위가 작을수록 효과적입니다. 빗대자면 정치의 세포(細胞)나 원자(原子)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최소단위인 ‘동네’라고 할 수 있겠지요.

시의원이 되기 전에는 생연2동에서 통장으로 오랜 세월 지역사회를 위해 일했습니다. ‘우리 동네 시의원’이라는 별명은 그 경험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정치, 특히 지방자치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풍경과 그에 깃든 주민들의 소소한 소망을 살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동네 어귀의 고장 난 보안등과 마을 길가의 깨진 보도블록, 예산서의 숫자 한 줄은 바로 거기서 비롯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전체이익과 부분이익은 한편으로는 서로 대립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부분이익들이 조화롭게 모여서 전체이익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부분이익의 단위인 우리 ‘동네’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관심에서 좋은 정치, 참된 지방자치가 돋아난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주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늘 함께 하는 ‘우리 동네 시의원’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신데, 체력 관리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또한 의원님의 의정활동을 살펴보면 특히 ‘체육’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나 배경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스포츠를 다 좋아하고 즐겨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여럿이 함께하는 운동을 못하고 있어 아쉽지만, 자전거 타기와 등산은 하루도 빠뜨리지 않는 제 생활의 한 부분입니다. 드라마 ‘미생’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먼저 체력을 길러라. 나태와 우울은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정신력은 체력 없이는 한낱 구호밖에 안 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의 기본은 체력입니다. 탄탄한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만 거기에서 정신력도 생기는 것입니다. 무엇을 하든 건강과 체력은 필수 필요조건이고, 체육은 그 필요조건을 형성하는 전제입니다.

체육은 단지 한 개인의 신체 건강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건강이 모여 한 사회의 건강이 됩니다. 개인은 물론이고 공동체의 정신력과 사기를 드높여 난관을 극복하고 더 큰 성취에 다다르도록 하는 힘이 바로 스포츠, 체육에 있는 것입니다. 해방과 6·25전쟁 후 폐허가 된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저력은 국민들의 강인한 정신력이었고, 그 밑바탕에는 체육의 힘이 있었습니다.

과거 동두천은 축구와 배구, 태권도와 유도, 빙상 분야에서 국가대표까지 배출했던 체육에 강한 도시였는데, 지금은 그 전성기의 맥이 끊겼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5분 자유발언과 시정 질의, 예산안 심의 등 의정활동 중 수시로 관내 학생·엘리트·생활 체육 활성화와 육성을 주장해 왔습니다. 공동체의 뼈대와 다름없는 ‘체육’에 강한 동두천의 모습이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평소 제조업 등 기능과 기술 방면 육성을 각별히 강조하고 계십니다. 언뜻 보기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최근 산업 트렌드와 맞지 않는 것도 같은데, 의원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고 신영복 선생님의 책 ‘나무야 나무야’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나이 많은 목수가 집 그림을 그릴 때는 주춧돌을 먼저 그리고 제일 나중에 지붕을 그립니다. 집을 짓는 순서인 것입니다. 세상에 지붕부터 지을 수 있는 집은 없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최신’이나 ‘첨단’이라는 단어를 무비판적으로 숭상하는 분위기에 젖어 있습니다. 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주춧돌 없이 지붕만 있는 집이 불가능하듯이, 1·2차 산업의 뒷받침 없는 3·4차 산업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지하실과 1층이 있어야지 그 위에 2층, 3층을 차곡차곡 쌓아 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 IT 기술 등 첨단산업도 그 바탕에는 농업이나 제조업이 필요합니다. 시선과 손놀림은 최첨단을 놓치지 않되, 우리의 두 발은 튼튼한 기초산업을 딛고 있어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저는 소위 블루칼라로 불리는 기능인들이 제대로 대우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코딩이나 엑셀 못지않게 우리 사회에는 목공이나 건설기술도 꼭 필요합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대학에 가야 한다고 여기는 사고방식도 고쳐야 합니다. 모든 학생들이 미·적분을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중국에 맹추격 당하게 된 것은 SOC 등 기반산업을 다소 소홀히 한 탓도 큽니다. 기능인이 장인으로 성장할 수 있고 그만큼 대우받는 사회가 되어야 하고, 동두천 산업과 교육 발전을 위한 청사진에도 이런 시각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합니다.


◇늦깎이 학업으로 사회복지를 전공하셨는데, 특히 노인복지에 대한 열의가 강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그리고 동두천 노인 문제에 대한 나름의 견해가 있으시다면?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은 우리들의 부모님 덕분입니다. 전쟁의 참상을 딛고 대한민국과 동두천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어르신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굳이 삼강오륜을 들지 않더라도, 어르신을 공경하고 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우리 모두의 의무입니다. 우리 사회 곳곳의 모든 소외계층과 힘든 이웃들이 관심과 돌봄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남아있는 삶의 나날이 길지 않은 어르신들의 복지에 우리는 더 큰 사회적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안에 노인이 없으면 옆집에서라도 빌려 와라.”는 덴마크 속담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는 이 시대의 가르침이자 미래를 내다보는 밝은 눈입니다. 공경하는 차원을 넘어서 그 연륜과 지혜를 우리 사회 발전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합니다. 저는 수시로 동두천 어르신들의 경험과 능력을 살리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전통 장 담그기, 노끈 공예 등 수제 특산품 제작, 전통 예절 및 다도와 한문 등 교육은 어르신들이 즐겁고 보람된 마음으로 일하실 기회를 제공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세대 간 화합에도 기여하게 됩니다. 고령화 도시 동두천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역발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코로나 상황과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동두천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를 타개하고 동두천을 발전시키기 위한 의원님만의 정책적 구상들 중 대표로 한 가지만 소개해 주십시오.
농업이 시작되면서 세계 주요 문명들은 모두 강을 끼고 발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강과 하천은 도시 발전의 기반이면서 귀한 아이템으로 쓰입니다. 서울의 한강, 울산의 태화강처럼 동두천에는 신천이 있습니다. 동두천 발전의 한 축으로 신천을 정화하고 단장하여 개발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폭이 넓은 하천이 시가를 관통하는 도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신천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가장 큰 선결과제는 수질개선입니다. 양주에서 흘러오는 폐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한 후, 체계적이고 치밀하게 계획을 수립해서 신천 하천변을 개발해야 합니다.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수상 레저단지를 조성하고, 어르신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파크골프장 같은 체육시설을 설치한다면 ‘한강의 기적’ 같은 ‘동두천의 기적’을 이루는데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긴 시간 좋은 이야기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늘 제가 강조한 세 가지 포인트, 체육·기능·노인은 바로 우리 사회의 ‘기초’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체육과 기능, 노인, 이 셋이 우리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힘입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딛고 동두천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 셋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깨닫고 되살려야 합니다. ‘기초’를 귀하게 여기고 더욱 탄탄히 다지는 ‘우리 동네 시의원’ ‘기초의원’ 김승호. 동두천의 든든한 ‘기초’의원으로서 임기 마지막 날까지 더욱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편하고 듬직한 심부름꾼으로 언제나 시민 여러분 가까이에 있겠습니다. 막걸리 한 잔, 보리밥 한 그릇 같은 소탈하고 정겨운 일꾼이 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저를 선택해 주셨던 당선 당시의 감동과 감사를 한시도 잊지 않겠습니다. 늘 첫 마음으로, 언제나 처음처럼 시민을 섬기고 정성과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 코로나를 함께 이겨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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