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박씨 종중1천여명 고양시청 항의집회 600년 역사 추원재 철거 결사 반대 고양/허윤기자 hu1103@sudokwon.com

2022년 08월 23일(화) 22:53

[ 고양/허윤기자] 밀양박씨 규정공파종중이 경기 고양시 원당 1구역 주택재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된 사당 ‘추원재’철거에 반대하면서 대규모항의시위를 벌였다.

23일 밀양박씨 종중과 시에 따르면 원당 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조합이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사업지역 내 600년 역사의 밀양박씨 규정공파 두응촌 묘역의 재실이자 고양시 향토유적을 관리하는 사당인 ‘추원재’가 포함됐다.

그리고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추원재에 에 대한 강제 철거 방침을 세우자 전국의 밀양박씨들이 대규모 항의집회에 나섰다.

지난 6월 21일 시에 추원재 철거를 결사반대하는 내용으로 1700여명 연대 서명부를 제출한 지 2개월여 만이다.

이날 오전 9시 전남 강진과 충북청주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대종 회원 700여명은 덕양구 주교동 추원재에 집결해 고양시청까지 풍물패를 앞세워 1.5㎞ 거리행진을 벌였다.

또 오전 10시부터는 시청 앞에서 추원재 철거 반대 항의집회를 열고 박성훈 대종 회장 등 3명이 ‘추원재 철거 결사반대’를 외치며 삭발식을 가지기도 했다.

이날 밀양박씨 대종회는 결의문에서 “고양시는 두응촌과 추원재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밀양박씨 규정공파 대종회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추원재를 일방적으로 재개발사업지에 포함시켜 철거를 시도하고 있다”며“고양시의 무책임하고 안이한 행정으로 200만 밀양박씨 성손들은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내몰렸고 조상님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치욕스런 지경에 이르렀다”고 분노했다.

이어 “원당 아파트재개발 사업을 위해 600년 전통의 추원재 철거가 불가피했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고양시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수 백년간 고양시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밀양박씨 종중의 의중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고양시의 가혹하고 무책임한 조치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또 “고양시장은 밀어붙이기식 원당1구역 재개발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추원재가 사업지에 포함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고 공개하라”며“밀양박씨 종중의 동의 없이 600년 전통의 사당인 추원재 철거를 시도한 점에 대해 200만 밀양박씨 성손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추원재는 고려말 전법판서 겸 상장군을 지낸 박사경 묘가 1400년대 초 조성된 이래 조선 중기까지 200년간 56위의 밀양박씨 선조들을 모시는 두응촌 묘역의 사당으로 200만 밀양박씨 후손들의 교육·문화공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날 박성훈 대종회장은 “고양시는 밀양박씨 종중이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하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대종회는 처음부터 추원재 보존을 일관되게 요구했는데도 고양시는 조합원 4분의 3이 찬성했다는 이유로 종중 동의 없이 강제 수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시의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아줄 책임은 시정을 책임지는 고양시장에 있다”며“ 이동환 시장이 전임 시장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고 고양시를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역사, 문화, 첨단도시로 가꿔가기 위해 노력을 다해줄 것을 기대 한다”고 덧붙였다.

청주에서 와 시위에 참가한 한 후손은“오늘 새벽 두시에 출발해 고양시에 왔다”며“600년 역사를 지닌 가치는 문중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지켜야할 유산이라고 보는데 아파트를 짓는다고 철거한다는 것은 후손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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