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관 출신의 관계기관 재취업, 전관예우 우려 매우 커 최근 5년간 재취업 성공한 권력기관 출신 382명, 검찰 출신이 최다 김앤장 등 대형로펌 행, 3분의 1은 검찰 출신 법조계·권력기관 인사 제일 많이 흡수한 SK계열사, 12명 재취업 퇴직과 동시에 출근한 고위직 감사연구원, 회계법인 부장으로 이직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2022년 10월 12일(수) 16:08

[유한태 기자] 최근 5년간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권력기관 출신의 퇴직자들의 재취업이 활발히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성북을)이 법사위 소속 주요기관에 제출받은 퇴직자 재취업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382명이 소속기관을 떠나 재취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28명이던 재취업 수는 2018년 77명으로 급증해 ▲2019년 78명, ▲2020년 70명, ▲2021년 72명으로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다. 2022년 9월 기준 현재 재취업자 수는 57명이다.
주요 권력기관 중 검찰청 소속 검사들의 재취업률이 가장 높았다. 최근 5년간 검사, 감사위원 등 검찰청 소속 169명(44.2%)이 퇴직 후 재취업했다. 그 다음으로 ▲감사원(75명, 19.6%), ▲법무부 및 소속기관 (63명 16.5%), ▲법원 (51명, 13.4%), ▲헌법재판소 (24명, 6.3%)가 뒤를 이었다.

권력기관 퇴직자들을 가장 많이 흡수한 곳은 SK가스, SK디스커버리 등 SK계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감사원 사무차장, 지방법원 판사, 12명이 자리를 옮겼다. 다음으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계열사가 9명, KT계열사 8명, 한화계열 8명이었다. 김앤장, 심평원, 롯데, 현대 계열로도 각 5명씩 재취업했다.

김앤장을 포함한 법무법인 계열로 재취업한 사람들은 31명이었다. 이중 검찰청 소속이 10명으로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법무부·헌법재판소가 7명으로 뒤를 이었다. 헌법재판소는 퇴직자 24명 중 7명(29.1%) 법무법인으로 재취업한 비율이 높았다.

재취업자 중 일부는 퇴직과 동시에 출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일과 취업일이 동일한 퇴직자가 5명이나 되었고, 퇴직 후 일주일 안에 취업한 사람은 9명이었다. 퇴직자가 재직기간 동안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관련기관 구직활동을 벌인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일례로 2020년 8월 10일 퇴직한 감사연구원의 5급 공무원은 퇴직한 날 바로 삼정 회계법인의 부장으로 이직했다. 삼정회계법인은 2019년에 감사원이 적발한 코레일의 부실회계에서 외부감사기관을 맡은 바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임원도 2021년 6월 3일 퇴직한 날 바로 클라우드에어의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사외이사 선임 소식에 클라우드에어의 주가는 급등했다. 권력기관 퇴직자의 재취업에 전관예우의 영향력을 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동민 의원은 “법사위 소속 권력기관 출신 퇴직자는 어느 공직자보다도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 의원은“현행 공직자윤리법 상 모두 허가된 재취업이지만, 공직사회에서 쌓은 인맥과 영향력을 악용해 전관예우 형태로 재취업하는 경우는 내부적으로 철저히 관리,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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