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법 단독 처리에 충돌…농해수위 국감 파행 與 “날치기 깊은 유감…사과하라” “이재명 대표 명령 따르나” 비판 野 “간곡 요청에도 與가 불참해”…“文정부 쌀값 지키고 책임 얘기” 강민재기자 iry327@sudokwon.com

2022년 10월 13일(목) 12:16

▲정봉훈 해양경찰청장 등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3.

[강민재기자] 여야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단독 처리된 것을 두고 충돌 끝에 파행을 겪었다. 여당 위원들은 '날치기' 비판, 야당 위원들은 '여당 불참'을 지적하며 대립했다.
13일 열린 국회 농해수위 해양경찰청 등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양곡법 문제를 제기하면서 초기부터 비판을 쏟아냈다. 날선 공방 끝에 여당 측은 회의 진행 거부 의사를 표했고, 일시 정회가 이뤄졌다.
이날 여당 간사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여야 합의 없이 또 다시 일방적으로 양곡법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개천절에 위원장 선출을 강행하고 어젠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젠 국감 자료 정리를 위한 날이었다"며 "국감 자료 정리를 위한 날에 안건조정위를 소집해 단독 날치기 처리를 한 건 여야 합의를 통해 진행해 온 농해수위 전통을 깨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윤석열 정부 쌀값 대책 효과를 언급하면서 "뭐가 급해서 처리를 강행했는지 의도가 심히 의심스럽다"며 "일방적 안건 처리를 추진한 윤준병 의원은 이 자리에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홍문표 의원은 "윤준병 의원 얼굴을 맞대고 감사하기가 싫다", "헌정사에서 국감 기간에 두 번이나 날치기한 적은 없다"면서 "이재명 대표 명령을 따르는 것인가"라는 등으로 주장했다.
아울러 "한 사람 지시 명령에 의해 당리당략으로 하는 것", "이렇게 하는 건 인해전술"이라는 등의 주장을 하고 "숫자로 어떻게 정치를 하나. 나중에 전체회의에서 이런 촌극이 또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안병길 의원도 "농해수위가 이렇게 파행, 일방 운영된다는 점에 유감스럽다"며 "농민 단체 지적처럼 문재인 정부 때 쌀값 정책 실패한 것을 윤석열 정부가 바로잡아 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감 기간 중, 쉬는 날에 일방적으로 처리했다. 이게 이렇게 급한가"라며 "법으로 모든 것을 규제해서 일방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다른 저의가 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야당 측에선 법안 논의 과정에 여당 측이 불참해 불가피한 조치였단 취지로 대응했다. 또 내년, 후년을 바라보는 구조적 해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방향의 주장도 전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안건조정위 회부 목적은 심도 있는 논의를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라며 "구성 후 참석을 간곡히 부탁드렸는데, 참석을 2회에 걸쳐 안 하셨다"고 밝혔다.
또 "정부와도 1시간20분에 걸쳐 정책적 논의를 했는데, 사실상 심도 있는 논의하려는 의지나 열의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논의 대안 제시 요청도 사실상 무시당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빨리 수습해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단 판단을 한 것"이라며 "안건조정위가 구성됐음에도 성실히 참석해 대안을 갖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잔 취지가 제대로 발현되지 못한 점에서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야당 간사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이 문제는 안건조정위 회부 전 토론도 하고 공청회도 하려 했다"며 "그런데 여당에서 안건조정위 신청을 하고 논의하겠다고 됐는데 진행 과정은 시간끌기용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고 했다.
또 윤석열 정부 대책에 대해선 긍정 평가가 있음을 짚고 "추곡이 끝나면 정부가 내년 쌀 생산량 조정에 들어가야 한다"며 "통과가 돼야 내년, 내후년 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1년에 적극적, 선제적 격리가 잘 못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문재인 정부 마지막엔 (쌀값이) 18만원이었지만 윤석열 정부 5개월 동안 16만원대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장격리가 제 때 적정 물량이 이뤄진 사례가 거의 없다", "근원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그런 점이 논의되고 토론됐어야 하는데 (여당) 불참 관계로 정부와 토론 속에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신정훈 의원도 "한 번도 우리가 강제적으로 여당 의원들 참여를 방해하거나 발언을 강제적으로 차단해 본적 없다"며 "반대만을 위해 반대하는 걸 우리가 계속 기다릴 순 없는 상황"이라고 가세했다.
또 농민 단체 발언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연말, 늦게 격리 결정한 것에 대한 질타였지 양곡법 개정에 반대한 것은 전혀 아니다.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는 12만8000원까지 떨어진 쌀값을 22만원까지 회복해 정상화시킨 정부"라며 "최소한 문재인 정부 쌀값 평균 19만8000원 정도는 지켜내야 책임론을 얘기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여야 설전이 오가는 중 여당 간사 이양수 의원은 "애초에 단독 날치기 처리를 한 안건조정위원장 사과를 요청했는데, 오히려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는 발언을 듣고서 회의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국감을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업무보고를 받고 그 이후 의사 진행을 함에도 불구하고 야당 측에서 여당에 책임을 오히려 전가하는 상황"이라며 정회를 요청했다.
이후 다시 열린 국감에서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단독 처리를 한 데 대해 야당 간사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여당 의원들이 의견을 개진해주고, 합의안을 만드는 데 노력해 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야당 간사의 유감 표명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양곡법 문제에 대해선 농민을 진정 생각하는 차원에서 여야 합의해 일을 진행해 달라"며 회의 속개에 동의했다.

강민재기자 iry327@sudokwon.com 강민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