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자체감사해도 부정·비리 못 잡아… 허술한 사립대학 내·외부감사” 최근 5년간 내부감사 지적사항 19건으로 종합감사의 3.1%에 그쳐 최근 5년간 외부회계감사 지적사항도 27건(4.5%)에 불과 김영호, “대학 내부감사 1인 대학평의원회 추천하고, 교육부 종합감사 더욱 확대해야”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2022년 10월 19일(수) 16:41

[유한태 기자] 사립대학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내부감사와 외부회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내부감사’는 이사회가 임명하는 감사(대학 당 2~3명)가 실시하며, ‘외부회계감사’는 공인회계사나 회계법인에 의뢰한다. 매년 2월 말 회계연도가 끝나면 내부감사와 외부회계감사를 각각 실시하고, 그 결과를 결산과 함께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이와 같은 대학 자체감사제도는 사립대학 운영의 투명성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사립대학 내·외부 감사에서 적발되는 지적사항이 거의 없는 등 허술하게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서대문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와 사립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된 2017~2021회계연도 내·외부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종합감사를 실시한 사립대학은 모두 31개 대학이다. 이중 개교 이래 한 번도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대규모 사립대학이 16곳에 이른다. 이들 16개 대학은 경희대·고려대·광운대·서강대·연세대·홍익대(이상 서울권), 가톨릭대·경동대·대진대·명지대(경기·강원권), 건양대·세명대·중부대(충청권), 동서대·부산외대·영산대(영남권)다.

이 중에서 중에서 가톨릭대, 대진대, 명지대는 아직 종합감사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 종합감사 결과가 공개된 13교의 유형별 지적사항을 분석한 결과, 총 지적사항은 605건이다. ‘입시·학사’ 관련 지적사항이 130건(21.5%)로 가장 많고, 이어 ‘교비회계’ 관련 지적사항이 129건(21.3%)이다.

대학별로는 연세대 86건, 경희대 55건, 서강대 53건 순으로 지적사항이 많았다.

문제는 매년 실시하는 대학 내부감사에서는 이와 같은 부정·비리 및 부당 운영 사항이 적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6교의 2017~2021회계연도 내부감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5년간 내부감사에서 적발한 지적사항은 총 19건에 불과했다. 교육부 종합감사 지적사항 605건의 3.1%다.

가톨릭대, 건양대, 경동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대진대, 동서대, 연세대, 영산대, 홍익대는 5년간 내부감사에서 적발한 지적사항이 단 한 건도 없었다.

이 외에 서강대 1건, 중부대 3건 등 지적사항을 적발한 대학의 지적건수도 교육부 종합감사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독립적인 회계법인이 실시하는 외부회계감사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16개 사립대학의 최근 5년 외부회계감사에서 위반사항이 지적된 사례도 총 27건으로, 교육부 종합감사의 4.5%에 그치기 때문이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연세대 위반사항 지적건 수가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희대 5건, 명지대와 중부대 각각 3건, 고려대와 홍익대 각각 2건이었다. 그 외 10개 사립대학은 5년간 외부회계감사에서 위반사항이 단 한 건도 지적된 사례가 없었다.

김영호 의원은 “각 대학에서 내부감사와 외부회계감사를 충실히 수행한다면 사립대학 부정·비리와 부당운영의 상당 부분은 미연에 적발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사립대학 자체감사로는 대학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대학 자체감사는 감사인을 학교법인이 선임하므로 독립성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내부감사 1인은 대학평의원회가 추천하고, 교육부의 사립대학 종합감사를 더욱 확대하는 등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유한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