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특수본은 독립기구라더니…경찰청장 “보고받았다” 발언 논란 국회서 ‘용산서장 압수수색’ 묻자 “보고 받았다” 언급 상황 따라 본인이 수사대상 될 수도…‘셀프수사’ 우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2022년 11월 07일(월) 23:09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22.11.07.

[김부삼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 청장은 이날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수본이 현장 늑장 대응으로 수사의뢰된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의 집무실이나 휴대전화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느냐는 질문에 "현재까지는 하지 않았고, 아마 추가적으로는 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윤 청장이 곧이어 "수사와 관련된 부분은 사실 구체적으로 보고 받고 있지 않지만 (특수본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경찰 특수본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 수사기구로 출범했다. 윤 청장은 특수본 출범 당시 수사 결과만 보고 받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윤 청장의 발언은 이날 오후에도 계속됐다. 그는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서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이 (참사 후에 내부 정보보고서를) 삭제지시했다고 보고 받았다"고 했다. 현재 참사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에서 인파가 몰려 우려된다는 취지의 정보보고서를 생산했지만, 참사 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정보과장이 이를 삭제토록 했다는 혐의에 대해 특수본이 수사하고 있다.
윤 청장의 이날 발언을 두고, 경찰 안팎에선 '경찰이 제식구 셀프 수사를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불을 지핀 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무엇보다 특수본의 수사가 향후 경찰청이나 서울경찰청 등 지휘부의 대응 적절성 여부까지 들여다봐야 하는 만큼, 윤 청장 본인도 수사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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