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못받아” “몰랐다”…이임재·류미진 ‘눈물 항변’(종합) 여야, 이임재·류미진 근무 해이 질타 “서장이 통제했으면 막을 수도 있어” “류미진, 아예 112상황실 안 내려가”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2022년 11월 16일(수) 22:04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 총괄책임자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11.16.

[김부삼 기자] 국회는 16일 경찰의 이태원 참사 대응 실패에 관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참사 당일 서울청 상황관리관)을 불러 현안 질의를 했다. 여야는 모두 경찰 대응의 총체적 문제를 질타했다. 다만 대통령실 이전 영향 등에서 이견을 보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전 서장과 류 전 과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참사 책임을 심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참사 당일 용산서와 서울청 상황계통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못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추궁하며 잘못을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마약 단속 등 외부 요인을 추가로 언급했고, 국민의힘은 비교적 이 전 서장과 류 전 과장에게 공세를 집중했다. 이 전 서장과 류 전 과장은 질의마다 사과하거나 고개를 떨궜다.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여야의 중점 질의 사항은 이 전 서장의 상황 대처와 보고가 미흡했다는 점이었다. 류 전 과장이 당직 중 상황실을 비웠던 점에도 질타가 쏟아졌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서장에게 "이태원파출소 도착 시간이 11시5분인데, 50분 동안 시간을 허비했다. 관용차를 타고 오느라 늦었다는 얘기가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이 전 서장이 "죄송하다. 그 때까지 정확한 현장 상황을 몰랐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10시55분에 다수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고, 11시36분에야 서울청장에게 보고했다. 서장께서 현장에서 교통 통제만 했어도 골목길 안팎 인파 압력을 덜어주고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고 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참사 나흘 전 이태원파출소장이 내부 메신저에 '핼러윈 기동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경력 지원요청을 했다"며 "참사 당시 현장 인근에 정보과 형사가 한 명도 없었는데 이유가 뭔가"라고 따져물었다.
이 전 서장이 "죄송스럽고 안타깝지만 최소한 지역 담당 정보관 정도는 배치된 걸로 생각했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배치는 서장님이 한다. 그러니까 그 때 정보 형사 배치 상황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류미진 전 과장에게 "아예 112상황실을 내려가지 않고 (평소) 사무실에 계속 있었던 건가"라며 "당일 10시15분 서울청 상황실 실무자들이 용산서 상황실에 연락해 현장 상황 파악을 요구했고, 10시18분 서울소방재난본부 공조요청이 들어왔는데 이를 다 알았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상황근무의 구조적 해이 문제를 짚었다. 김 의원은 "죄송할 게 아니고, 상황관리관이 당직을 선다고 하지만 실제로 상황실에 없다.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상황관리관이 있나"라고 물었다. 류 전 과장은 침묵하다가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두 분에게도 책임은 있지만, 대한민국이 왜 이런 위기 상황까지 왔는지 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야는 서울청 기동대가 현장에 증원 배치되지 않았던 점도 함께 지적했다. 이 전 서장은 당일 서울청에 배치를 요청했으나 서울청 실무 부서에서 수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참사 전에 이태원 핼러윈 질서 유지를 위해 기동대 배치 요청을 서울청에 했나"라고 물었다. 이 전 서장은 "서울청 주무 부서에 지원 요청을 했는데, 다시 경력 운용 주무 부서에 협력하는 과정에서 당일 집회·시위가 많아 어렵다는 답변이 들어왔다"고 답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서울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서울경찰청 전 인사교육과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11.16.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청에 기동대 배치를 수차례 요청했다고 했는데, 단 한 번이라도 직접 전화를 걸어서 요청한 적 있나"라고 했다. 이 전 서장이 "직접 하지는 못했다"고 답하자 "증인은 지휘관인데, 서울청장에게 얼마든지 지휘보고를 하고 요청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는 대통령실 이전 등 외부 요인의 영향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마약과의 전쟁' 등 윤석열 대통령 관련 특수 상황의 영향을 언급했고, 국민의힘은 선을 긋는 한편 민주당이 정치적 요인을 끌어들이고 현장 책임자에 온정적이라고 비판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10월 초 용산서 경찰관 인터뷰에 따르면, '(대통령실 이전 후) 지구대·파출소 심지어 형사과 직원들까지 집회·시위 현장에 동원되고 있어 업무역량마저 훼손되고 있는 악순환이다. 지옥 자체'라고 했다"며 "용산 집무실 이전 후 업무량이 증가하고 일선 현장의 고충이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참사 당일 여러 정황을 보니까, 민생 치안보다는 집무실 경호·경비에 집중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송재호 의원은 "잘 작동되던 체계가 그 날에만 왜 작동을 안 했을까, 특별한 무언가가 그 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마약 단속"이라며 "대통령도 마약과의 전쟁을 이야기했고, 검·경 수장이 앞다퉈 마약 단속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서울경찰청장이 용산서장에게 강화된 계획을 내라고 했고, 추가된 경력 투입안이 제출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서장은 "전반적 업무가 늘어난 건 아니고 경호·경비 쪽이 일정 부분 늘어났지만, 거기에 맞춰서 인원이 배정돼 보충됐다"며 "(참사일) 당시는 집회·시위가 먼저 개최되고 있었고, 그래서 일단 현장 지휘를 서장이 하라는 명이 있었고 그 다음에 핼러윈 축제 장으로 가는 과정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80명 정도가 추가로 용산서에 배치됐고, 경비·정보·교통·안보에 대통령실 이전 관련 유관 부서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 경비는 따로 다른 부대에서 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집회·시위를 하기 때문에 그 인력을 관리하기 위해서 추가 경력이 보충됐다"며 "(추가 배치된) 80여명은 대통령실 경호 인력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날 용산 관내 집회·신고가 100건 정도 있었는데, 촛불행동이라는 단체가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삼각지역에서 5만명 정도 행진했는데 이 단체에서 사고 지점으로 흘러들어온 인파는 없었나"라고 묻기도 했다.
장제원 의원은 "직접 치안 지휘체계에서 벗어나 있는 (이상민) 장관에게는 모욕까지 주고 막말과 극단적 용어를 사용하더니, 현장 치안의 핵심 책임자가 회피를 하고 있는데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이가 없다"며 민주당이 이 전 서장에게 너무 온정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매너를 지키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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