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리·강신일 “기다리던 작품…최대한 젊게 보이려 하고 있다” 10년 만에 다시 온 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
| 2022년 11월 18일(금) 23:02 |
|
어릴 때부터 가장으로 광부를 하다가 그림을 그리며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은 올리버. 그에게 헬렌은 후원을 제안한다. 올리버는 광부를 그만두는 건 전부를 포기하는 거라며 주저한다. 그런 그에게 헬렌은 말한다. "하고 싶은 걸 하세요. 올리버 자신이 누군지 증명해보이는 거예요. 새로운 세상을 제안하는 거죠. 자기 인생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보세요."
평범한 광부들이 미술감상 수업을 통해 화가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연극 '광부화가들'이 약 10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1930년대 영국 동북부 뉴캐슬의 탄광지대 애싱턴을 배경으로 한다. 좁고 캄캄한 갱도 안에서 삶을 꾸려가는 광부들이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미술감상수업에 참여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강사인 라이언은 시행착오 끝에 광부들에게 그림 그리기를 제안한다. 그렇게 애싱턴 우드혼탄광 노동조합 미술감상은 '애싱턴그룹'이라는 어엿한 미술동인이 된다.
2010년 초연과 2013년 재연에 각각 출연한 문소리와 강신일이 다시 함께한다. 헬렌과 올리버로, 이번 공연에서 두 사람만 이전과 동일한 역할을 맡았다.
문소리는 18일 서울 성북구 극단 신세계 연습실에서 열린 시연 및 간담회에서 "초연 이후 문득문득 생각이 났다. 좋은 작품을 했고, 다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연극은 다시 공연하며 더 깊어지고 풍성해지는 만큼 기다리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예술을 하는 배우로서 계속 스스로 하던 질문이 이 안에 있었다. 저도 아직 (그 답을) 찾아가는 중"이라며 "예전엔 귀족인 헬렌이 멀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예술을 사랑하고 그림에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접근하며 가깝게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신일은 "새로운 작품을 하는 기분이다. 올리버가 그림을 만나며 새로운 빛을 발견하는 성장 과정이 키포인트다. 올리버뿐만 아니라 광부들 전체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술엔 정답이 없다. 저도 잘할 수 있는 게 연기라서 하는데, 다양한 이들과 작업하며 형성되는 에너지가 예술이 아닌가 싶다"며 "주로 30~40대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친구 역할로) 조화가 잘 이뤄질까 걱정됐다. 최대한 젊게 보이려 하고 있다"고 웃었다.
나머지 배역은 모두 새로운 얼굴이다. 헬렌과 올리버의 더블 캐스팅으로 송선미와 박원상이 나선다. 광부조합 간부로 규율을 강조하는 조지 역에는 정석용과 송재룡, 광부들의 미술감상 교실을 위해 애싱턴을 방문하는 강사인 라이언 역에는 이대연, 민성욱이 출연한다. 또다른 광부인 지미 역에 윤상화와 오용, 해리 역에 김중기와 오대석 등이 출연한다.
배우들은 그림을 소재로 하지만 큰 틀에서 예술을 말하는 만큼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송선미는 "우리 삶과 비슷하다. 이 연극을 통해 따뜻함을 느끼며 삶의 행복과 예술은 무엇인지 등 여러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역을 비롯해 초·재연을 올렸던 이상우 연출가가 다시 연출을 맡았다. 이 연출은 "예술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계속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대답은 다른 것 같다"며 "초·재연 때보다 지금이 연습할 때 더 즐겁다. 현장에서 웃음이 많이 나오면 공연장에서도 비슷하더라. 관객들이 웃으면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소리·강신일 배우를 빼고 모두 새로운 역할을 맡았는데, 기존의 선입견을 없애려는 의도도 있다"며 "특히 더블 캐스트로 새롭게 진행한다. 정해진 팀이 아닌 무작위로 배우를 섞어서 공연한다. 그래서 연출도 세 명이고 자료 조사도 더 많이 하면서 대본을 다듬었다. 힘들었지만 흥미로운 건 즉흥이 많이 나왔다. 더 재밌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잘 알려진 영국의 극작가 리 홀의 작품으로, 2007년 영국에서 초연했다. 다음 달 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한다.
 |
| |||||
<저작권자 ⓒ 수도권일보 (www.sudokwo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