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압박에도 與, ‘국정조사 불가’ 유지하는 이유는? 김진표, 21일까지 국조 특위 명단 제출 요청 장외전 병행하는 野, 국정조사 가시화 수순 주호영 “기본 입장 변함 없다”…협상 카드 제한 강민재기자 iry327@sudokwon.com

2022년 11월 19일(토) 10:49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18.

[강민재기자] 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가 나온 이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기조다.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 준예산을 검토할 정도 여야간 예산협상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아 국정조사를 지렛대로 한 예산 협상에 의미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또 이태원 참사 관련 피의자 중 용산구청장 등은 수사를 핑계로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어 국정조사의 실효성도 없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이런 기류가 강하게 감지된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끌려 다녀선 안된다는 강경 기류가 형성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야당의 국정조사 강행을 막을 수 없는 한계점으로 꼽힌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후보 위원 명단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이 명단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는 야당 단독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국정조사 참여를 고리로 내년도 예산안, 민생 법안 처리 등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현실론까지 고개를 들면서 명단 제출 데드라인인 오는 21일까지 당 지도부의 고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장의 국조특위 명단 제출 요청에 대해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수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회의장이 보낸 공문에 어떻게 할지는 상의 중"이라며 "수사 이후에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고 답할지, 아니면 지금 단계에서는 국정조사가 필요 없다고 답할지 고민 중"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 처리하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의장께서 합의없는 의사일정 진행을 안 할 거라고 믿고 있지만 만약 일방적인 의결 상황이 있다면 그런 면과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서가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선수별 릴레이 간담회를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다수 의원들은 국정조사에 반대 입장을 밝히자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지금으로서 불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국정조사는) 오로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처리를 방어하겠다는 목표 외에는 설명이 안된다"며 "온당하지도 못하고 정의롭지도 못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야당은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특명 명단을 선제적으로 발표하며 국민의힘의 참여를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에 빠져 민심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의원들은 당 지도부에 제3의 방안을 모색할 것을 당부했다. 홍문표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국민이 보고 있는 시선도 있고 민주당이 압박하고 국민의힘도 빨리해서 결론을 내기를 바라지 (수사를) 늦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특수수사본부가 그렇게 오래 가지는 못 할 것 같다"며 "여야가 공동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 지금 수순이다. 차라리 여야에게 절충할 수 있는 시간을 준 다음 특수본이 하고 있는 것을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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