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학력자 선별지원 난제…“누적 결손에 단기처방” 서울교육청, 초6·중3 부진 학생은 ‘집중 지원’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
| 2023년 01월 11일(수) 1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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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전날 기초학력 보장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의 연장선으로, 기초학력 진단검사와 교사의 면담·관찰을 통해 학력이 부진한 '학습지원대상학생'을 가려낸 뒤 상급학교 진학을 앞둔 초6·중3 학생들에게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내용이다.
특히 의무교육 마지막 단계인 중3이 기초학력 미달인 경우 4가지 프로그램 중 하나를 2학기에 무조건 이수하도록 했다. 선택지는 ▲'온라인' AI튜터링 보충학습 ▲'오프라인' 키다리샘 멘토링 ▲도약캠프 참가 ▲보호자가 선택한 외부기관 연계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외부 프로그램은 교육청이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프로그램 이수가 학습지원 대상 학생들의 학력 증진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중3이 기초학력 미달인 경우 누적된 학습결손이 굉장히 커서, 단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금방 나아질 수는 없을 것 같다"며 "기초학력 문제에 대해 교육청 차원에서 책임지려는 의도는 공감되나 실효적으로 그 학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냐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재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넌 부족하니까 이거 저거 해'라는 식은 반발을 살 수 있고 아이들의 자기효능감만 떨어뜨릴 수 있다"며 "아이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참여하게끔 해주는 게 핵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3 학습지원 대상 학생 보호자가 외부기관 프로그램 이수를 희망할 경우 보다 세심한 정책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단순히 학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학습 동기나 삶의 목적 등 여러 가지 기초 토양이 부족하다"며 "따라서 학교 밖 사설 기관이 그냥 학생들 공부시키는 정도의 역량만 갖추고 있다면 원하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심리검사,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아이들에게 동기 부여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기관과 교육청이 업무협약(MOU)을 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를 포함한 교육계 관계자들은 기초학력 부진을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문적 역량을 갖춘 교사의 지속적 관리'라고 입을 모았다.
초등생 자녀를 둔 서울지역 학부모 윤모(43)씨는 "아이들에겐 교사가 1대 1로 직접 가르쳐주는 게 가장 이해가 잘 될 것 같다"며 "학력이 저하된 아이들은 집중력 부족과도 연관이 있을 텐데, 온라인으로 공부를 더 하라고 하면 열심히 하기 싫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정책위원장은 "기초학력 미달된 학생들은 어떤 수업이든 듣지 않아서 여기까지 온 것인데 온라인 수업, 캠프 이수 이런 건 실제적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전문성 있는 교사들이 학교 안에서 주기적으로 오랜 기간 강도 높게 개입하는 게 실효적 조치"라고 당부했다.
박 교수는 "한 자릿수 덧셈이 안 되면 두 자릿수 덧셈으로 나아갈 수 없듯 기초학력 격차는 초1 때부터 시작돼 점점 커지기 때문에 아는 게 없고 의욕이 없는 아이들은 계속 결손이 발생해 누적된다"며 "심리적으로 상담 능력도 있고, 아이들 동기부여도 할 수 있고, 아이가 갖고 있는 어려움을 어루만질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갖춘 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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