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리 맴돌다 끝난 특수본…유족 “검찰 수사 기대” 경찰청 특수본, 73일간 이태원 참사 수사 종결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
| 2023년 01월 13일(금) 19:07 |
|
참사에 대한 1차적 책임을 지는 경찰·소방·구청 등과 달리 상위 기관에는 구체적인 주의의무나 참사와 인과관계 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게 특수본의 논리지만, 이렇다 할 서면조사조차 없이 수사를 종결해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특수본은 13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6명은 구속 송치하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17명은 불구속 송치하는 것을 끝으로 수사를 사실상 종결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국민 눈높이에 미흡할지 몰라도 최선을 다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참사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가 충분히 이루어 졌는지에 대해서는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특수본은 고발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구체적인 주의의무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각하)하기로 했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각 기관별 법리를 검토한 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특수본은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해서도 법령상 특정지역의 다중운집 행사 안전관리가 자치경찰사무에 해당해 청장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시 역시 용산구청과 달리 주의의무가 곧바로 부여돼 있다고 보기 어렵고, 구청의 과실에 대한 구체적인 감독책임을 묻기도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이 장관을 상대로 서면조사조차 하지 않고 사건을 매듭지었다고 한다. 고발된 피의자를 조사조차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 것이다.
특수본은 지난해 11월2일 경찰청장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적 기구로 출범했으나, 수사 초기부터 윤 청장이나 이 장관 등 지휘부를 겨눌 수 있겠느냐며 '셀프 수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실제 과정과 결과 모두에서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일례로 첫 압수수색에서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 집무실이 빠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찰은 비판 여론이 들끓자 2차 압수수색에 관련 장소를 포함했다.
행안부와 관련해서도 법리 검토를 선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비판이 이어지자 참사 19일이 지나서야 뒤늦게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마저도 이 장관 집무실 등은 제외됐다.
결과적으로 총 23명을 검찰에 넘겼으나, 김 청장을 제외하고는 '윗선'이라고 할 만한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신병을 확보한 고위직은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경무관)과 박 구청장 정도다. 나머지 구속 피의자는 일선 경찰서장이나 구청 과장 등 실무자급이다.
이후에는 이 전 서장이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몇 차례 기각되면서, 그 상위 기관으로 수사를 확대할 동력을 다소 잃었다. 결국 500여명 규모로 출범한 특수본 수사는 두 달 반 가량 경찰·소방·구청 실무자들만 맴돈 것으로 평가된다.
특수본과 별도로 활동한 경찰청 특별감찰팀도 김 청장과 달리 윤 청장에 대해서는 감찰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조사 자체를 생략했다.
유족들은 수사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의 이종철 대표는 이날 피해자 진술을 위해 검찰에 출석하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오세훈 서울시장 등 관련자 소환조사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수사를 종결한다고 한다"며 "500명이나 되는 거대 조직으로 이것밖에 수사하지 못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특별검사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소속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들은 이날 "명백한 봐주기 수사로 특수본이 종결됐기 때문에 이제 특검 수사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
| |||||
<저작권자 ⓒ 수도권일보 (www.sudokwo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