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 곳 잃은 이태원 참사 분향소…추모공간 어디로 “추모공간 대안달라” 서울시 요구시한 도래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
| 2023년 02월 12일(일) 1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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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이날까지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으로 제시한 녹사평역에 대한 수용 여부와 유가족 측이 생각하는 대안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그러면서 서울광장 분향소 설치는 불법인 만큼 15일 오후 1시까지 자진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
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지난 7일 브리핑을 통해 "유가족의 비통한 심정을 이해해 이 문제를 다른 사안처럼 다루지 않겠다"며 "유가족이 선호하는 장소를 찾고 제안할 시간을 이번 주말까지 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녹사평역 내 지하 4층 공간을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으로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가족 측이 요청한 광화문광장과 세종로공원 내 분향소를 설치하는 것은 규정상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가족 측은 서울시의 일방적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세종로 공원 분향소 설치를 요청했음에도 이를 단박에 거절하고 녹사평역 지 하4층을 기습적으로 제안했다"며 "유가족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녹사평역 지하 4층으로 분향소를 옮기라는 무언의 압박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추모공간 조성 협의 과정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시는 유가족 측이 먼저 추모공간으로 언급한 용산구청과 녹사평역 중 장소 사용이 가능한 녹사평역 내 공간을 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가족 측이 참사 100일 추모제 직전 광화문광장, 세종로 공원에 분향소 설치를 요청했고, 이를 불허하자 기습적으로 서울광장에 설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부시장은 "유가족들께서 임시 추모공간과 소통공간 마련을 요청해 서울시와 용산구가 직접 나서 공간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유가족 측 대리인이 용산구청 내 공간이나 녹사평역 내 용산공원 홍보전시 공간에 공간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오세훈 시장도 지난달 11일 현장에 방문해 필요한 사항 조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족 측은 "일방적인 면담 요청만 있었고, 지난해 12월21일 제안한 민간건물 3곳 외에 어떤 제안이나 협의도 없었다"며 "지난달 30일 세종로공원에 분향소를 설치하고자 행안부 지원단과 서울시 복지정책실 국장에 이를 제안했으나 이튿날 불허 의사를 통보했고, 이후 오 부시장이 협의회 부대표에 전화를 걸어와 녹사평역 지하 4층을 추모공간으로 마련했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분향소 설치를 놓고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천막'을 놓고 벌어졌던 정치적 갈등과 시민 간 대립 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가 지난 9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장 내 이태원 참사 분향소 설치를 반대한다는 답변이 60.4%로 찬성(37.7%)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의회는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현기 서울시의장은 지난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의 마음을 헤아리면 우리는 한 발 물러서서 설득과 대화로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충돌하면 시의회에서 대책위원회라도 구성해 중재할 수 있다"며 "새월호 기억공간이 서울시의회 앞에 있다. 설치 기간이 지난해 6월 말까지인데 현재 존속하고 있다. 의회도 서로 마음을 헤아리는 입장에서 기회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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