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김문기, 李와 통화”…이재명, 침묵·무시 증인 유동규 “이재명-김문기 아는 것 같더라” “김문기, 이재명과 따로 통화했다고도 말해” “김문기 공사 채용 당시 정진상에게도 얘기” 손 맞잡은 사진에 대해선 “스스럼 없이 지내”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2023년 03월 31일(금) 22:3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김부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이 이 대표와 따로 통화를 나눴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의 증언이 나왔다.
또 해외 출장 당시 김 전 처장과 이 대표가 손을 맞잡은 상태에서 나무를 감싸 안은 채 찍은 사진에 대해 구체적인 상황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의 3차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 2010년 경기도 분당의 한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 설명회를 언급하며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의 참석 여부를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전 처장한테 이재명 씨하고 따로 통화한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따로 통화했단 말을 어떤 경위로 들었는지 묻자 유 전 본부장은 "행사를 한다고 할 때 누가 오느냐고 해서 이재명 씨가 온다고 했다"며, "2009년 세미나 때 (두 사람이) 봤으니까 서로 좀 아는 것 같더라. 이야기도 하고 (김 전 처장이) 자기하고도 통화했다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설명회 당일 행사 진행에 바빠서 김 전 처장과 이 대표가 따로 만나서 이야기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김 전 처장의 성남도개공 입사 경위에 대해서도 이 대표와 최측근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인사위원장이었기에 인사 추천이 들어오면 입사시켜줬었다"며 자신이 김 전 처장을 성남도개공에 들어오게 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이어 나갔다.
그러면서 "김 전 처장이 공사에 입사할 때 정 전 실장에게 얘기했다"며 "대부분 인사와 관련된 것은 정 전 실장이 알아서 했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해도 이재명 씨로부터 어떤 제지나 내용을 들은 바가 없어서 계속 그렇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해외 출장에서 김 전 처장과 이 대표가 손을 맞잡은 상태에서 나무를 감싸 안은 채 함께 찍은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사진은 지난 3일 검찰의 증거조사 과정에서도 한 차례 제시된 바 있다.
촬영 당시 상황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우리나라 공원과 달리 고목이 굉장히 많았는데 고목이 있으면 꼭 길이를 재보는 특성이 있지 않냐"며 "사진에서 보듯이 (두 사람이) 스스럼 없이 지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누가 제안할 것도 없기 굵은 나무가 있으니까 사진 한번 찍자고 해서 (찍었다)"며 "김 전 처장은 그때 (이재명) 시장하고 손잡고 찍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을 마친 이 대표는 '시장 당선 전부터 김 전 처장과 통화했다고 한 유 전 본부장의 증언은 사실인지', '리모델링 세미나와 설명회에서 김 전 처장을 만난 기억이 전혀 없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변 없이 법원을 떠났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방송사 인터뷰·국정감사 등에서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방송에 출연해 김 전 처장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성남시장) 재직 때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 알게 된 것은 경기지사가 됐을 때 기소된 다음"이라고 답했는데, 검찰은 이 발언이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로 보고 있다.
김 전 처장은 지난 2021년 12월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진행될 당시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되면서 이 대표와의 관계 등으로 논란이 된 인물이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김부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