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유지 어려운 산업재해 피해자 돕는 산재급여 ‘선지급후변제법’ 발의된다 - 산업재해 피해자 4명 중 3명은 전체 노동자 평균 월급보다 못 받아 - 월급 100만원도 못 받는 노동자, 올해 1,730건 산재 당해 하루 7건 꼴 - 산재 역학조사 소요일수 해마다 늘어나…2019년 대비 23년 8월 2배 이상 폭증 - 산재 승인 늦어지는 만큼 저소득 재해자 생계 위험 깊어져, 보험급여 선지급해야 - 윤건영 의원 “적시에 제대로 된 치료 우선돼야 사회 복귀 가능해, 선지급해야” 유한태 기자 yht1818@sudokwon.com

2023년 11월 22일(수) 17:36

[유한태 기자] 산업재해를 당해 근로복지공단에 급여 신청을 한 근로자 중 생계유지가 어려운 경우에 한해 보험급여를 선지급하는 방안이 담긴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서울 구로을)은 22일 산업재해 보험급여의 지급이 결정되기 전 ‘가계소득 급감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노동자에 한해 급여 일부를 선지급하는’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윤건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산업재해를 입은 노동자 4명 중 3명 이상은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보다 소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상용노동자 평균 월급은 3,917,859원으로 400만 원에 달한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산업재해 당한 400만 원 이하 상용노동자는 29,594명으로 산업재해 피해 전체 노동자 35,876명 중 82.5%에 육박했다. 심지어 100만 원 이하 산재 피해 노동자가 1,730명으로 하루 평균 7명씩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 사망자 역시 평균 이하 소득 노동자가 많았다. 올해 산재로 사망한 상용노동자는 총 127명이었다. 그 중 평균 월급보다 낮은 노동자는 95명으로 74.8%를 차지했다. 100만 원 이하 노동자는 6명이 사망할 때 1000만 원 초과 노동자는 단 한 명도 사망하지 않았다.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된 노동자가 산재를 당하면 곧바로 보험급여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득이 낮은 근로자는 급여를 받기 전까지 가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산재 역학조사 소요일수가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신청 접수 후 질병과 업무의 연관성을 심층적으로 파악이 필요한 경우 역학조사를 하는데, 조사 소요일수가 매년 길어지고 있다.

윤건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평균 206.3일 걸리던 역학조사가 2023년 8월 기준 581.5일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윤건영 의원이 발의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은 역학조사 소요일수가 늘어 산재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생계 위험 상태에 놓인 재해근로자에 한해 보험급여를 선지급해서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윤건영 의원은 “산업재해는 가정 생계를 뒤흔들기도 한다. 특히 저소득 근로자는 산업재해 인정까지 오롯이 본인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데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할지 의문이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저소득 재해근로자의 신속한 재활과 사회 복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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